불황을 모르던 명품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모기업인 케링이 19일(현지시간) 실적 부진을 경고했다.
케링 주력 브랜드인 구찌 매출 감소세로 인해 케링 그룹 전체 매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경고였다.
반면 에르메스 등 더 고급이면서 덩치가 큰 명품업체들은 매출 확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명품 업계가 양극화하고 있다.
1분기 매출, 10% 감소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케링은 이날 올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비 10%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케링 영업이익의 3분의2를 담당한 구찌 매출은 20%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비관했다.
케링은 구찌 매출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 이같은 비관적인 실적 전망의 주된 배경이라고 밝혔다. 케링은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 타격이 심하다고 덧붙였다.
케링은 다음달 말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경영진 교체
구찌는 현재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사바토 데 사르노가 새로 취임했지만 아직 성과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
데 사르노의 컬렉션이 매장에 진열되기 시작한 것이 지난달 중순이어서 분기 실적에 크게 영향을 줄 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다고 케링은 판단하고 있다.
케링은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높은 명성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구찌가 부진하지만 그 공백을 다른 브랜드가 메꾸지도 못하고 있는 점이 케링에는 뼈아프다.
구찌 외에도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의 이름을 딴 명품 브랜드 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등도 지난해 매출 감소로 고전했다.
LVMH·에르메스는 질주
구찌가 주력인 케링이 고전하는 것과 달리 최대 명품업체 모에헤네시루이뷔통(LVMH)과 더 고급으로 치는 에르메스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분기 매출이 두자리수 증가세를 보였다.
팬데믹 '방콕' 기간 붐을 탔던 명품이 일상생활 복귀 속에 둔화를 겪는 가운데 이들 대형 명품 업체들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명품 업체간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UBS는 올해 명품 매출 성장률이 평균 5%로 2016년 이후 기록한 연평균 10% 성장률에 비해 반토막 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통적인 명품 주소비계층인 고령층은 경제적 압박 속에서도 충격이 덜해 에르메스 등 핵심 브랜드 소비를 지속하고 있지만 팬데믹 이후 부상하고 있는 새 명품 소비층인 청년층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고용둔화 등 경제난 직격탄을 맞아 씀씀이가 줄고 있다.
이때문에 청년층이 주고객인 구찌가 고전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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