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일본풍 주점을 향해 '매국노'라고 발언한 양궁 국가대표 출신 안산(23·광주은행)을 고소했던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가 일부 자영업자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안산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안산 선수의 발언은 과거 광우병 파동과 같이 선량한 자영업자에게 무분별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안산 선수 개인에 대한 피해와 자영업자의 피해 중 우선순위와 경중을 따져 고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산 선수에게 '매국노' 표현을 쓸 때 자영업자가 입을 피해는 고려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며 "일본어 간판이 난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면 논란이 있었겠냐. 그래서 고소라는 형식으로 안산 선수에게 작은 경고와 부탁을 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산 선수가 다소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심심한 사과의 글을 올린다면 바로 고소를 취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안산에 대한 지나친 비판 여론도 걱정했다. 그는 "안산 선수에 대해 마녀사냥식으로 댓글 쓰는 분들이 있다. 이는 저희가 바라는 점이 아님을 분명히 강조한다"며 "고(故) 이선균 배우를 떠나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안산 선수에 대한 지나친 비난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다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당신이 뭔데 자영업자를 대표하냐", "모든 자영업자가 똑같이 생각하진 않는다" 등 의견을 남겼다.
한 자영업자는 "이번 문제는 일본풍에 메뉴판도 '원'이 아닌 '엔'으로 게시하면서 한국어 하나 없이 '내선일체' 포스터 등으로 도배한 가게가 맞냐, 아니냐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싸움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게 어떻게 자영업자의 피해라고 생각하냐. 당사자가 고소하면 본인 가게니까 그럴 수 있지만, 자영업자들을 모두 대표하는 것처럼 자영업연대라는 이름을 가진 단체에서 고소할 일이었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는 "시민단체 활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이 이렇게나 많을 줄 몰랐다. 제가 부족한 탓이다. 노력하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안산은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제선 출발'이라고 적힌 일본어 간판을 올리며 "한국에 매국노 왜 이렇게 많냐"고 적었다. 해당 간판은 광주 광산구 한 쇼핑몰 일본 테마 거리 입구 장식을 위해 설치된 조형물이었다.
파문이 확산하자 안산은 3일 만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외식업체 대표님과 점주님, 모든 분에게 사과드린다"며 "무심코 올린 게시물이 이렇게 큰 실망과 피해를 드릴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매장이나 개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이자 공인으로서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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