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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美 단독공장 준비"… 공격투자로 전기차 ‘캐즘’ 돌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0 18:07

수정 2024.03.20 18:07

최윤호 대표, 정기 주총서 언급
스텔란티스 합작도 차질없이 추진
"전고체 배터리는 우리가 압도적
계획대로 2027년 양산에 최선"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서울 서초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삼성SDI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서울 서초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삼성SDI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첫 단독 공장 건설을 검토한다. 투자 시기 등은 미정이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 침체를 '캐즘(chasm·시장 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으로 판단해 공격적 투자 확대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삼성SDI는 내년 1·4분기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스타플러스 에너지' 가동 계획도 차질 없이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 최윤호 대표 "미, 단독 공장 검토"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20일 서울 서초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삼성SDI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단독 공장 건설도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가 공식적으로 미국 단독 공장 건설 검토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진출 시기, 투자 금액 등 구체적인 계획은 미정이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미국 미시간·애리조나, 조지아주에 단독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도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단독 공장 후보지를 물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단독 공장에 현재는 전고체 배터리를 제외한 모든 제품을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국 단독 공장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하기에는 (수요를)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며 "(진출 시기) 46파이(지름 46㎜)나 일반 각형 배터리 등 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자체 공장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 높이 70㎜) 배터리 대비 에너지밀도가 5배 이상 늘어난 제품이다. 그러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앞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합작사(JV)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 1, 2공장, GM과의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공장은 67기가와트시(GWh) 규모로 1공장(33GWh)은 내년 1·4분기, 2공장(34GWh)은 2027년 초 가동 예정이다. GM과의 합작공장은 30GWh 규모로 2026년 가동 예정이다. 30GWh는 전기차 약 30만대에 실을 수 있는 양이다.

최 대표는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 가동 계획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양산(SOP)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가동 시기는 최종 정해지는대로 공유하겠다"고 답했다.

■ 전고체 배터리, 준비 착착

최 대표는 2027년 양산 계획인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로 이뤄진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제품으로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성이 낮은 '꿈의 배터리'다. 최 대표는 "경쟁사와 상관없이 전고체 배터리 관련해서는 삼성SDI가 압도적으로 잘 하고 있고,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2027년 양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새롭게 내놓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 대표는 "현재 배당이 충분하지 않고, 주가가 주주가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삼성SDI는 기본 배당 1주당 1000원을 무슨 일이 있어도 유지하고, 잉여현금흐름(FCF)이 흑자가 되면 이를 재원으로 해서 5~10% 정도 추가 배당하겠다고 공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SDI는 3년 마다 주주환원 정책을 공유하고 있다"며 "올해까지는 기존 3년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고, 내년 이후에는 상황에 맞춰서 주주환원 정책을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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