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외무장관, 우크라 내 서방 군대 논란에 "공공연한 비밀"
군대 형태나 활동 영역에 대해서는 언급 안해
[파이낸셜뉴스] 올해 프랑스가 러시아의 침공을 2년째 막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파병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이미 외국 군대가 현지에서 싸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외국인들이 기존 의용군을 뜻하는 지, 아니면 특정 국가의 정규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폴란드의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과 인터뷰에서 "총리가 말했듯이, 우크라에는 이미 큰 나라에서 온 군대가 있다"고 말했다. 시코르스키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발언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폴란드어에는 ‘타옘니차 폴리시넬라’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는 모두가 아는 비밀을 뜻한다"고 답했다.
숄츠는 지난달 29일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서 유권자들과 만나 "독일은 우크라에 순항 미사일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며 독일군은 적대 행위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는 지난해 5월 독일에 사거리가 500㎞에 달하는 타우러스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독일은 우크라가 독일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며 이를 거절했다. 반면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스톰 섀도 및 스칼프(SCALP) 미사일을 지원했다. 숄츠는 드레스덴 행사에서 타우러스가 잘못 발사될 경우 "모스크바 어느 곳이든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영국과 프랑스가 표적 조절을 위해 하는 일을 독일은 할 수 없다. 시스템을 다뤄본 사람은 누구나 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서방 매체들은 영국과 프랑스가 장거리 미사일 통제를 위해 자국 군대를 우크라에 파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26일 '우크라 지원 국제회의'를 주재했던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회의 직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유럽연합(EU) 국가들이 해당 회의에서 "지상군 파병에 대해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은 이달 16일에 공개된 인터뷰에서도 "어쩌면 언젠가 우리는 러시아 병력에 맞서기 위해 지상 작전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고 앞장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보기관인 대외정보국(SVR)의 세르게이 나리시킨 국장은 19일 현지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우크라 파병을 준비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파병부대가 이미 준비 중이다. 초기 병력은 약 2000명이 포함될 것"이라며 해당 병력을 우선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코르스키의 주장대로 이미 우크라에 서방 병력이 있다면 병력의 형태가 관건이다. 우크라에는 지난 2022년 3월 개전 직후 세계 각지에서 의용군이 몰려들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55개 국가에서 모인 약 2만명의 외국인들이 국제의용군에 편입되어 우크라 전장에서 싸우고 있다. 러시아는 의용군을 용병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지난 14일 발표에서 지난 2년간 1만3387명의 외국인이 참전해 596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통계에 의하면 가장 많이 참전한 국가는 폴란드(2960명)이었으며 다음은 1113명이 참전한 미국이었다. 러시아는 15명의 한국인이 참전하여 5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외국인의 우크라 예비군 입대를 허용했다.
시코르스키는 폴란드가 우크라에 정규군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와 폴란드는 400년 동안 한 나라였다. 그리고 이것은 러시아인들에게 너무 쉬운 선전용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 우리는 파병을 마지막까지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시코르스키는 마크롱의 파병 언급에 대해 "군대 배치 결정은 각 국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리가 무엇을 할지 걱정하게 놔두라”고 밝혔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