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A씨의 이같은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최근에서야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았다며 친아들로 인정받고 싶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그는 태어났을 때부터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아주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외국에 있는 줄 알았고, 열 살이 넘어서는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어머니로부터 전해 들었다. A씨의 어머니는 가끔 술에 취하면 A씨에게 "(너희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고 재산도 많았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얼마 전, A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다. 아버지가 어느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님이었고, 2020년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A씨는 "얘기를 듣고 너무 놀라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솔직히 뒤늦게 아버지 얘기를 하신 어머니가 원망스럽기도 했다"라며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서 생각해 보니 아버지에겐 이미 가정이 있었고, 어머니는 제 마음이 다칠까 봐 일부러 얘기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속상하고 어머니가 불쌍하다. 저는 더 이상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아버지의 친아들로 인정받고 싶다. 이런 경우 인지청구가 가능한 것으로 아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가능하냐"라고 물었다.
A씨는 또 "아버지는 재산이 꽤 많으셨던 것 같다. 제가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을지, 어머니가 그동안 못 받았던 저의 양육비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신진희 변호사는 인지 청구 소송을 통해 A씨가 아버지로부터 법률상 부자 관계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친부나 친모가 사망한 경우에는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 이내에 검사를 상대로 인지 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하는데, A씨는 아버지가 사망한 지 2년이 넘었다"라면서도 "A씨가 미성년자였을 때 법정대리인인 어머니가 인지 청구의 소를 제기하지 않았고, A씨는 성년이 돼서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알았다. 이런 경우에는 A씨가 어머니로부터 아버지 사망 사실을 들은 날이 제척 기간의 기산일이 된다. 아직 2년이 안 됐기 때문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A씨가 아버지의 친아들로 인정받는다면 재산도 상속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아버지가 2020년에 사망했기 때문에 상속 재산은 이미 분할됐을 걸로 보인다. 이럴 때는 상속인들을 상대로 가정법원에 상속분의 상당한 가액을 지급 청구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A씨 어머니가 받지 못한 양육비에 대해서는 "법원은 과거 양육비를 구할 수 있는 권리는 당사자 협의 또는 가정법원 심판에 의해 구체적인 지급 청구권으로 성립한 후에만 (상속인들에게) 양육비 청구권 또는 양육비 지급 채무로 상속된다고 본다"라며 "A씨 어머니께서 아버지와 양육비 지급에 대해 협의했다면 아버지가 사망했더라도 그 상속인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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