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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서 '빈익빈 부익부'가 확대되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4% 넘게 올랐지만 반도체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절반 이상의 상장사는 주가가 하락했다. '미국발 훈풍'에 따른 증시 반등이 주도주 이외의 업종에도 온기를 확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667곳 가운데 53.2%(1418곳)는 주가가 하락 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4.26% 오르면서 2년 만에 2750선을 넘었다. 코스닥지수도 6개월 만에 900선을 돌파해 시장 전반에 훈풍이 부는 듯하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은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코스피시장은 상장사 953곳 중에서 52.1%(497곳), 코스닥시장의 경우 1714곳 가운데 53.7%(921곳)의 주가가 이달에 내림세를 보였다.
코스피시장에선 자회사 매각 무산으로 국보의 주가가 31% 하락했고, 코스닥시장에선 경영권 교체 이슈에 휘말린 디딤이앤에프의 주가 하락률(-38.3%)이 컸다.
지수가 급등했지만 상장사 절반 이상이 주가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은 시장지표에도 나타난다. 이날 코스피시장의 등락비율(ADR)은 78.56%를 기록했다. ADR은 최근 20거래일 간의 누적 상승종목 수를 하락종목 수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표시한 지표다. '78.56%'는 하락종목 수가 상승종목보다 21.4% 많았다는 뜻이다. 코스닥시장의 ADR도 73.69%를 기록했다.
메리츠증권 이수정 연구원은 “지수는 밴드 상단인데 상승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다는 것은 최근 한 달 동안 소수 종목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같은 쏠림은 수급을 결정짓는 외국인과 기관이 반도체,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등 특정 업종에 매수세를 집중한 때문이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현대차(4658억원), KB금융(2561억원), 삼성물산(1957억원) 등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업종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각 종목의 순매수 규모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규모(1707억원)를 뛰어넘었다. 사실상 그 밖의 종목들은 팔아치운 셈이다.
연기금도 3월 국내 증시 순매수액이 2457억원이었는데 순매수 1위인 삼성전자 순매수액(2983억원)이 그보다 더 많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큰 손들의 쏠림 현상이 국내 증시 상승 과정에서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 신승진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반도체 및 자동차·금융·복합기업 등을 중심으로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매수 업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 수급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장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등 주도주 이외의 수급 확산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바이오·유틸리티 및 레거시 반도체 소부장 등 소외됐던 종목들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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