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같은 모습을 생중계했다.
영상을 보면 사지마비 환자인 놀런드 아르보(29)가 휠체어에 앉아 손발을 움직이지 않는 채 눈앞의 노트북 스크린에서 마우스 커서를 조작하며 온라인 체스를 두고 있다.
아르보는 2016년 다이빙 사고로 어깨 아래 모든 신체가 마비됐다. 이후 지난 1월 뉴럴링크가 개발한 컴퓨터 칩 '텔레파시'를 뇌에 이식받았다.
아르보는 "커서에 '포스'를 사용하는 것 같다"라며 "내가 원하는 모든 곳으로 커서를 움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포스는 SF 영화 '스타워즈'에서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말한다.
그는 "게임하는 것을 포기했는데 다시 할 수 있는 능력을 줬다"라며 앞서 8시간 연속으로 비디오 게임 '문명 Ⅵ'을 즐겼다고도 말했다.
컴퓨터 칩 이식 수술과 관련해서도 "매우 쉬웠다. 하루 만에 병원에서 퇴원했고 인지 장애를 겪지도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뉴럴링크가 컴퓨터 칩을 이식받은 환자의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럴링크는 신체 손상을 입은 사람이 생각만으로 컴퓨터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장치를 행동을 명령하는 뇌 영역에 이식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BCI를 통해 환자가 커서를 움직이거나 키보드를 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뉴럴링크의 첫 임상 목표였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5월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승인을 받은 뒤 9월부터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등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 참가자를 모집했다.
동전 크기의 '텔레파시'를 두개골에 이식해 미세한 실 모양의 전극을 통해 신경세포(뉴런)와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다만 뉴럴링크의 임상 시험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전한 이식을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임상이 완료되기까지는 6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뉴럴링크의 머스크 CEO는 이날 엑스를 통해 시력을 회복시키는 기능을 갖춘 컴퓨터 칩을 개발 중에 있다고 전했다. 그는 칩의 이름을 언급하며 "'블라인트사이트'는 텔레파시 다음 나올 제품"이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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