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의대 졸업 후 수도권 이탈 심각
정부가 이번 의대 증원을 통해 강원도내 4개 대학에 165명을 배정, 이들 대학의 의대 정원이 기존 267명에서 61.8% 증가한 43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하지만 도내 의대생들이 졸업 후 수도권 등으로 유출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 의대 증원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1년 전국 의대 졸업생 취업 현황에 따르면 분석 대상자 8501명 가운데 57.7%인 4901명이 수도권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 취업자는 45.9%인 3906명에 달했다.
강원도의 경우 분석대상자 1003명 가운데 636명이 수도권에 취업, 수도권 이탈률이 63.3%에 달해 의대 졸업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원도내 의대가 위치한 지역에 취업한 졸업생은 전체의 21.5%인 216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 의료인력 부족현상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적으로는 서울과 인천, 경기를 제외한 전국 14개 광역지자체 중 의대생들의 수도권 이탈률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으로 80.5%였으며 강원이 그 뒤를 이었고 충남이 59.4%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을 비수도권에 82%를 배정했지만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인턴 정원 수도권 쏠림 현상도 해소 시급
지역 의대 졸업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지역내 인턴 정원이 부족하다는 문제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지역별 의대·의전원 졸업생 수와 지역별 모집 인턴 정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10년간 의대 졸업생수 3만1516명 대비 인턴 정원은 3만2557명으로 103.3%에 달했다. 인턴 정원이 1041명 정도 남아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강원권의 경우 졸업생 수 2760명 대비 인턴 정원은 714명으로 25.9%에 머물렀다. 나머지 74%의 졸업생들은 수련을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 지역내 인턴 정원이 졸업생수 대비 적다보니 어쩔 수 없이 타 지역으로 이탈하고 있다는 지적과 수도권 선호 현상 때문에 지역내 인턴 정원이 적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신현영 의원은 “지역의대를 졸업하더라도 그 지역에서 수용가능한 인턴 정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수도권 의사쏠림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의사 정원 확대만으로 취약한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희선 강원자치도 필수의료지원팀장은 "인턴 정원이 부족해서 수도권으로 인턴 자리를 찾아 떠난다고만 볼 수 없고 환자가 많은 수도권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개원하려는 졸업생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지역 수련병원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나 지자체의 장학금 지원과 같은 유인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 지역인재전형 비율 높여 정착 유도 필요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한 이후 지역 의료기관의 수련 체계도 대폭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개선안 중 하나가 지역인재전형 비중을 현행 40%에서 6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지방 의대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입생의 40%를 지역인재로 선발해야 하지만 강원과 제주는 20%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지역인재전형 비중을 타 지역과의 형평성에 맞춰 60%까지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다.
박현정 강원자치도 공공의료과장은 "지역인재전형 비중이 높아지더라도 지역 의대 졸업생들에게 지역에 남도록 강제할 수 없지만 일본의 사례를 보면 지역에 남을 확률이 상당히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종적으로는 지역 의사제나 공공의대 설립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지역인재전형 비중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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