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해외 뉴스를 보는 듯한 기분이에요."
이모(28·남) 씨는 최근 여론조사 상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조국혁신당을 보며 느낀 자신의 기분을 이같이 묘사했다.
자신의 주변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운 열기가 수치로 확인되자, 마치 바다 건너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생경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사회 한복판에 섬이 생긴 것 같다"고도 말했다.
24일 뉴스1이 만난 20대 청년들은 소위 '조국혁신당 신드롬'에 대해 "주위에서 체감이 안 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조국혁신당은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을 넘어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양강 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전화 인터뷰로 조사한 결과, 조국혁신당은 22%를 기록했다. 국민의미래 30%, 더불어민주연합 23%, 개혁신당 5% 등으로 나타났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사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을 오차범위 바깥에서 앞서는 결과도 있다.
다만 20대에 국한해서 보면 조국혁신당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같은 조사에서 20대는 3%만이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고르겠다고 답했다. 30대는 15%, 40대는 33%, 50대는 37%, 60대 29%, 70대 이상 9%였다.
정치에 평소 관심이 많은 이 씨는 "조국혁신당이 창당 직후에 10% 남짓의 지지율을 얻었을 때도 당황스러웠다"며 "우리 사회가 시간이 지나며 '조국의 강'을 건넜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음이 점점 분명해졌다"고 했다.
김모(26·여) 씨는 "조국 신드롬이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며 "주변에 정치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조국 대표에 대한 입시 비리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부정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4월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투표하겠다는 자신의 40대 이모에게 조 대표를 지지하는 이유를 물어본 적 있다. 김 씨는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으니까 물어봤다"며 "이모는 입시 비리로 과도하게 탄압당했다고 생각하는데, 20대는 거기서부터 공감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김모(28·남) 씨는 "조국 장관의 낙마를 주장했던 20대들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코미디로 느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씨는 "세대별로 차이가 뚜렷하지만, 세대를 넘어서서도 조국 지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큰 강이 있는 듯하다"고 했다.
과거 '안철수 신드롬'과 비교하는 청년도 있었다. 손모(28·남) 씨는 "안철수에 대해서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가 전국민적으로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금은 윤석열, 한동훈과 붙으려면 '조국, 너밖에 없다'는 분위기"라고 비교했다.
이정우(27·남) 씨는 "정치는 미래의 비전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데, 조국혁신당은 그렇지 않은데도 지지율이 높아 의문"이라며 "팬심 정치가 아니면 설명이 어려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 대표를 지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없다는 응답도 있었다. 김모(24·여) 씨는 "조국이 입시 비리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윤석열, 이재명과 비교해서 윤리적으로 더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늘 민주당을 뽑아왔는데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호감 때문에 이번에는 조국혁신당을 뽑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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