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기준 지분율 1% 넘으면 대주주 해당돼 과세
Q. 50대 전업 투자자인 A씨는 국내 상장주식 트레이딩을 통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 수년 간 지켜온 자신만의 투자원칙에 따라 매년 일정 규모만 거래를 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해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했고, 다른 해엔 세금이 붙지 않았다. 그동안 세법상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수차례 바뀌었고, 현재는 그 선이 대폭 상향돼 사실상 낼 일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의아했다. A씨는 정확한 기준과 이때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 궁금해 세무상담을 신청했다.
A. KB증권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자산을 양도함으로써 얻은 이익에 대해선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국내 상장주식을 장내 양도할 땐 '대주주'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세금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소액주주들은 이 문턱에 걸릴 일이 없으므로 별도 세금 걱정 없이 매매를 해도 된다는 뜻이다.
세법상 '대주주'는 주식 양도일이 속한 사업연도의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 현재 특정 시가총액 혹은 지분율 기준 이상인 자를 일컫는다. 구체적으로 주식 양도세 과세시 대주주를 판단하는 주식 시가총액 기준점은 50억원이다. 지난 1월 1일부터 소득세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 종목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고, 12월 말 결산법인이라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50억원어치 이상 또는 지분율 1%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대주주에 포함된다.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 전까지는 연말에 투자자가 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거나 특정종목 지분율이 일정 수준(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을 넘어서면 대주주로 보고 양도차익의 20~25%를 과세했다. 지분율 기준은 현재도 동일하다.
주식양도세 과세가 시작된 2000년 대주주 기준은 100억원이었다. 이후 단계적(50억원→25억원→15억원)으로 낮춰지며 최종 10억원까지 내렸는데 이번에 이 수치가 50억원으로 도로 높아진 것이다.
문정현 KB증권 세무전문위원은 "과거에 비해 대주주 요건이 완화돼 대다수 투자자는 과세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원래 본인과 그 특수관계인(배우자·자녀 등) 주식을 합산하기도 했는데 2022년 세법 개정에서 본인 만을 대상으로 판단하도록 바뀌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50억원어치를 가지고 있는 사례는 드문 게 사실이다. 더욱이 직전 사업연도 말일에 보유하고 있는 지를 두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 전에 일부를 매도해 49억9999만원으로 맞춰 놓으면 문제가 없어진다.
하지만 지분율 기준은 다르다. 연도 중 한 차례라도 해당 지분율 이상으로 보유하게 되면 당해연도 말까지 대주주로 분류된다. 때문에 올해 반드시 주식을 양도해야 할 일이 생기면 양도세 신고 의무를 부여받게 된다. 지분율 기준은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비상장별로 다르다.
문 전문위원은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은 한 번에 대량 매수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대주주가 돼 있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시총이 1000억원인 종목이라면 20억원만 사들여도 지분율은 2%가 된다"고 짚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코스닥 상장 종목 1719개 중 50.5%에 해당하는 868개가 시총 1000억원 미만이다.
이들 기준에 부합해 대주주가 됐을 때 주식을 양도하게 되면 양도일이 속하는 반기의 2개월 이내 신고를 하면 된다. 상반기 양도한 경우 8월 말까지, 하반기라면 다음해 2월 말까지 신고 및 납부를 마치면 된다.
또 '장외거래'시 주의해야 한다. 주식의 경우 한국거래소를 거치는 장내거래가 대부분이라 사실상 비과세라고 하지만 장외에서 사고 팔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후자는 합병 등 사유로 인해 발행사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양도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거래소를 끼지 않고 투자자와 회사 간 시장 밖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된다. 이 때는 주식매수청구금액과 현재 장내에서 형성돼있는 가격을 비교해 장내거래로 비과세를 받고 양도할 것인지, 아니면 세금을 내더라도 장외거래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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