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조만간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과정 다크패턴 사용제한 가이드라인 마련 위한 정책연구용역 발주 예정
금융사들의 다크패턴 실태도 점검
금융사들의 다크패턴 실태도 점검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비대면(온라인)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나타나는 눈속임 상술, 일명 '다크패턴'에 제동을 건다. 올해 안에 전 금융권의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 다크패턴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다크패턴 사용 제한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비대면(온라인) 금융상품 판매과정에서 다크패턴 사용제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은 예금, 대출, 보장성 보험, 투자성 증권 등 4개 금융상품 분야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이 나온 만큼 금융소비자 관련해서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관련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라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관련 규정이나 법령에 반영할 부분도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번 용역을 통해 국내 금융권의 다크패턴 실태에 대해서도 살펴볼 계획이다.
다크패턴은 소비자의 착각이나 부주의를 유발해 불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판매 방식이다.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 및 모바일 앱 사용이 증가하면서 다크패턴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는 추세다.
금융당국도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과정에서 나타나는 다크패턴 문제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인터넷은행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방카슈랑스 영업기준(25%룰)과 구속행위(일명 꺾기) 관련 규제 완화 등을 건의하자 금융당국은 '다크패턴 등으로 소비자를 속이거나 유인하는 문제가 있어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12개 손해보험사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일부 손보사가 온라인 전용 다이렉트 채널에서 다크패턴 등 부정한 방법으로 고객 개인정보를 활용한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보험사 다이렉트 채널에 접속해 내 보험료를 비교하고자 하면 가입 의사가 없어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13자리, 휴대폰번호 등을 제공해야 확인 가능했다. 이렇게 얻은 개인정보는 텔레마케팅(TM) 영업에 활용돼 문제가 됐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다크패턴을 불법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2020년 개인정보보호법을 통해 일부 다크패턴을 금지했고, 지난해엔 유럽연합(EU)이 디지털서비스법에서 다크패턴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국내에서도 다크패턴 규제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인만큼 관련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다크패턴 규율을 위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및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를 통해 현행법으로 규율이 어려워 입법 공백이 어려웠던 6개 유형의 다크패턴 규제와 사업자 자율규약 등이 마련됐다.
전자상거래법 중 다크패턴의 규율에 관한 내용은 공포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사업자 자율 준수를 위한 공정위의 지침 마련 및 사업자 자율규약에 관한 나머지 개정 조항은 공포일 즉시 시행된다.
소비자기본법 개정안 중 실태조사 근거 조항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소비자중심경영인증 관련 조항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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