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협력 MOU 체결
리조트 등에 AAM·자율주행 추진
상반기 자동차조립공장 착공도
전기차 중심으로 중동 패권 도전
리조트 등에 AAM·자율주행 추진
상반기 자동차조립공장 착공도
전기차 중심으로 중동 패권 도전
■'빈 살만표' 국책사업 잇단 참여
현대차그룹은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홍해 및 서부 해안 지역 개발 주체인 홍해 글로벌(RSG)과 미래 모빌리티 협력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홍해 연안 개발 사업은 사우디 실권자 겸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의 '사우디 비전 2030'에 따른 '기가 프로젝트' 중 하나다. 기가프로젝트는 네옴시티(미래형 신도시)를 비롯해 홍해 및 서부 해안 개발(고급 리조트), 키디야(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로신(주택개발), 디리야(유적지 개발) 등에서 전개되는 '빈 살만표 국책 사업'이다. MOU 상대방인 사우디 홍해 글로벌 측은 호화 리조트, 자연친화 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곳에서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를 실증하고, 홍해 개발 단지 전체에 미래항공교통(AAM),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도입 추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미래 교통 수단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전략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중으로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에 연간 5만대 생산이 가능한 자동차조립(CKD)공장을 착공(2026년 완공)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 공장이 향후 중동의 전기차 생산 거점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직접 현지에 날아가 계약건을 총지휘했던 사업이다. 현대차는 사우디에서 수소버스 공급 사업도 추진 중이다.
사우디는 연간 55만대 수준의 중동 최대 자동차 판매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피치 솔루션은 사우디 자동차 시장이 오는 2032년에는 75만대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사우디 시장 1위는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도요타다. 2위는 현대차다. 현대차, 기아 양사 합산 점유율은 20%가 조금 넘는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을 전후로, 사우디를 포함해 300만대 시장으로 성장할 중동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2030년까지 중동 전체 시장에서 총 55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우디를 거점으로 점유율이 10% 미만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서 판매를 끌어올려, 중동 평균 점유율 20% 수준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런 점에서 사우디 자동차 공장 설립,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실증사업은 시장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잠재적 카드다. 전기차 판매가 궤도에 오르면 도요타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사우디 정부는 수도 리야드의 전기차 보급률을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도요타는 과거 2017년 사우디 측과 자동차 생산공장 설립을 논의한 바 있으나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 사우디 정부의 자동차 기업 유치 정책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자동차 공장이 없는 점을 약점으로 여긴 사우디 정부는 지난 2022년 대만 폭스콘과 씨어(CEER)라는 전기차 생산 합작법인(연산 18만대)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르노그룹의 내연차 사업에도 자본참여를 단행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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