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16년부터 꾸준히 '러 스캔들' 제기
올해 한국을 포함해 최소 60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각국 정부마다 타국의 선거 개입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서방 매체들은 선거 개입 세력으로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도 지목했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여부와 관련해 "지금 증거를 말할 수는 없지만 물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 문제"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비밀리에 미국의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2016년 '러시아 스캔들' 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공모해 트럼프에게 유리한 가짜뉴스 및 선동자료 등을 유포했다는 의혹을 수사했지만 트럼프의 유죄를 증명하지 못했다. 2020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꺾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021년에 러시아 기업 및 기관 등을 무더기로 제재하며 러시아가 2020년에도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에 의한 선거 개입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영국 방송사 채널4는 지난 2018년 보도에서 미국과 러시아 모두 1946~2000년 사이 117차례나 타국의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사망한 러시아 사업가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이끌기 전에 '패트리어트미디어그룹'을 세워 2016년 미 대선 및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일 보도에서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D.C.위클리, 뉴욕뉴스데일리, 시카고크로니클, 마이애미크로니클 등의 언론사 이름을 나열했다. 이어 해당 사이트들이 미국 지역뉴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러시아가 만든 허위 매체라고 설명했다.
물론 러시아는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달 15~17일 대선을 치른 러시아 크렘린궁은 15일 발표에서 미국이 러시아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비밀공작을 준비 중이라고 주장했다.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리는 수년간 이 같은 활동을 경험해왔다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관련 기관들, 정보기관들은 러시아에서 같은 일을 해왔고 여전히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