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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당장은 커머스 관련 중소형주의 타격이 불가피하겠지만 광고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전반적인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는 각각 621만명, 434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에는 이 수치가 각각 428만명, 34만명에 불과했었다. 6개월여 만에 45.09%, 1176.47%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주요 국가의 이커머스 앱 가운데 다운로드 수 증가 폭이 가장 높았던 것도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이었다.
이들의 성장 속에 네이버의 주가는 연초 대비 16.96% 하락했고, 카카오 역시 연초(5만7900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5일부터 개인 순매수가 34거래일 연속으로 몰리는 등 1개월 기준 8760억원의 개인 자금이 집중됐다. 기관 투자자들도 이날 두 달여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카카오는 기관이 4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2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의 공격적 투자가 국내 디지털 광고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까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미국시장 침투를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부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의 합산 디지털 광고비는 지난해 약 5조4000억원이었다.
SK증권 남효지 연구원은 "지금까지 옥외, TV와 같은 브랜딩 광고에 주력한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이 충분한 인지도를 쌓으면서 구매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광고 집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네이버는 검색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하고, 카카오톡의 매신저 앱 점유율은 95% 수준"이라며 "양사 모두 광고 커버리지가 상당히 높아 네이버와 카카오의 광고 집행 비중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시장 투자로 국내 택배업체의 수혜도 기대된다 알리바바그룹은 우리 정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3년간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배송 기간을 줄이기 위해 물류센터 진출을 추진한다.
하이투자증권 배세호 연구원은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의 성장으로 택배사 물동량은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CJ대한통운의 경우 2023년 택배 물동량이 전년 대비 6.2% 감소했지만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직구 물량(약 8000만박스)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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