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유.무죄 판단 되긴 전"vs"선례 없어"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은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의 탄핵 심판이 시작됐다. 손 검사장 측은 항소심 결론이 나올 때까지 절차를 중단해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요청했다.
헌재는 26일 서울 종로구 헌재 소심판정에서 손 검사장의 탄핵 심판 첫 변론준비 기일을 열었다. 변론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양측의 주장과 증거 등을 확인하는 절차로 당사자 출석 의무는 없다. 이날도 손 검사장과 국회 측 대리인이 참석했다.
손 검사장 측은 "탄핵 심판 절차와 형사 절차를 병행하는 게 과연 바람직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사건의 유·무죄 판단이 되기 전에 (탄핵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은 헌재에서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며 심판 절차 정지를 요청했다.
손 검사장은 지난 1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내달 17일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헌재법 51조에 따르면 탄핵 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탄핵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국회에서는 손 검사장의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의결됐다. 헌재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손 검사장의 권한은 정지된 상황이다.
심판 절차 정지 요청에 대해 국회 측 대리인은 "기존 탄핵 사건에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정지된 사례가 없다"며 반대했다. 국회 측은 "탄핵 심판은 고유한 기능과 목적을 갖고 있고 형사 사건 유무죄와 별개로 헌법 위반이나 검찰청법 위반에 대한 판단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변론준비 절차를 진행한 이은애 재판관은 다음 재판 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탄핵 심판을 정지할 필요성이 있는지 재판부에서 논의해서 추후 통지하겠다"고 말했다.
고발사주 의혹은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 검사장은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이미지와 실명 판결문 등을 텔레그램 메신저로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후보였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여권에 부정적 여론 형성을 위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후보였던 최강욱 전 의원과 황희석 전 최고위원, 유시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것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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