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위 도로 보수 작업자 6명 실종, 2명 구조
[파이낸셜뉴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2.6㎞ 길이의 대규모 교량이 26일 새벽(현지시간) 대형 컨테이너선박과 충돌해 무너진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으며 이날 오전 9시 기준 구조당국이 2명을 구조했고, 한 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선박..사전 조난신호로 대형참사 막아
사고 발생 직후 실종자 규모가 최대 20명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으나 교통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 발생한데다 선박이 충돌 전 조난 신고를 하고, 차량 출입 통제가 이뤄지면서 대형 참사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수중 구조 작업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 다만 테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일단 결론을 내린 상태다.
AP·AFP통신,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1시27분께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이하 키 브리지)의 교각에 대형 화물선 한 대가 충돌했다는 보고가 해안경비대에 들어왔다.
이 충돌로 교량이 가운데 부분을 시작으로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사고 당시에는 교량의 도로 보수 작업도 진행되고 있었으며 사고 발생 초기에는 다리 위를 지나던 일반 차량 여러 대도 강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위드펠트 주 교통부장관은 다리 위를 지나던 차량의 운전자가 강물에 빠지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공사 인부만 있었던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충돌 직전 조난 신호가 전달됐고, 이에 작업자들이 교량 위로 들어오는 차량을 막아설 수 있었다고 한다. 구조당국은 헬리콥터와 선박, 잠수사 등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섰다.
백악관 "테러 관련성 없다"
교각과 충돌하면서 선박에도 한때 화재가 발생했으나 곧바로 진화돼 22명의 선원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나 테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사고에 대해 보고 받았으며 사고 대응에 필요한 연방 자원을 보낼 것을 지시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원들이 배를 통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고 그 결과 지역 당국은 선박이 다리에 충돌하기 전에 통행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를 낸 컨테이너선은 싱가포르 선적의 ‘달리’ 호로 이날 오전 1시께 볼티모어에서 출항했으며 파나마 운하를 경유해 스리랑카 콜롬보로 갈 예정이었다.
한편, 붕괴된 키 브리지는 퍼탭스코 강 하류에 있는 볼티모어 항 외곽을 가로지르는 길이 약 2.6㎞의 교량이다. 지난 1977년 개통한 이 다리는 695번 주간 고속도로의 일부다.
AP통신은 “양방향 4차선인 이 다리로 매일 수천대의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며 “만일 사고가 주중에 발생했으면 인명 피해가 훨씬 더 컸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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