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시장이 1년 반 전 영국 파운드화 가치 폭락사태를 불렀던 채권시장 위기와 같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 의회예산국(CBO)이 이같이 경고했다.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외면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미 달러 가치는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채 수익률 급등은 증시 폭락을 부채질하기도 한다.
필립 스웨이글 CBO 국장은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 정부 부채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경로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 재정적자는 현재 35조달러에 육박한다.
스웨이글 국장은 미국의 상황이 1년 반 전 영국 채권위기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그런 비슷한 위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 시절 영국은 재정조달 계획 없이 감세를 추진했다가 채권 가격 폭락과 파운드화 가치 폭락 사태에 직면했다. 그 책임을 지고 트러스 총리가 취임 45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스웨이글은 미국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면서도 고금리로 인해 이자 비용이 2026년에는 1조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라면서 그 역풍이 채권시장에 불어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22년 9월 트러스 당시 총리의 무분별한 감세 정책이 부른 역풍으로 영국 채권 시장은 급격한 매도세에 직면했고, 주택담보대출(모기지)금리를 비롯해 각종 금리가 폭등하면서 경제에 심각한 상처를 남겼다.
결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이 개입해 '무제한' 채권 매입을 선언하면서 채권 위기가 진정됐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감세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면 미국의 채권시장 위기 가능성은 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면 자신의 2017년 감세정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현재 21%인 법인세율도 15%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연설에서 "트럼프 감세를 역대 최대 감세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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