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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봄' 온다..."수출물량, 11년 8개월 만에 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7 12:00

수정 2024.03.27 12:00

한국은행,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발표
순상품교역지수 87.19...“9개월 연속 증가”
수입가격 4.2% 떨어졌으나 수출가격은 0.1%↓
“반도체 수출물량지수, 11년 8개월 만에 최대치”
지난달 2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시스.
지난달 2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지난달 국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수출물량지수가 11년 8개월 만에 최대로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도 1년 전보다 65% 넘게 늘며 6년 2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반도체가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자 국내 수출가격의 하락세가 수입가격보다 제한되면서 우리나라 교역조건이 9개월째 개선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 5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7.19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3%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9월(4.6%) 이후 5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순상품교역지수는 2021년 3월 이후 27개월 만인 지난해 6월(85.39)에 증가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수치다. 순상품교역지수가 개선됐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해외에 물건을 팔아서 사 올 수 있는 물건의 양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개선세를 이어간 것은 수입가격 내림세가 수출가격 하락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교역조건지수는 통관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지난달 천연가스, 석탄 등 광산품의 가격의 약세가 지속돼 수입가격이 4.2% 내린 반면, 수출가격 하락폭은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으로 축소돼 0.1%에 그쳤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105.90)는 수출물량지수(8.3%)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4.3%)가 모두 올라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7개월 만인 지난해 6월(108.44) 상승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 2012년 6월 이후 '최고폭 상승'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8% 상승하며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승용차 등 운송장비(-7.1%)와 제1차금속제품(-8.0%) 등이 감소했으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29.9% 증가하며 2022년 3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대로 늘어난 결과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지난해 11월(15.3%)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달러 기준 수출금액지수는 3.7% 상승해 다섯 달째 오르고 있다. 화학제품(-7.4%), 제1차금속제품(-13.3%)이 하락했으나 수출물량지수와 마찬가지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5.9%)가 크게 늘며 2017년 9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대로 늘어난 결과다. 기계 및 장비(1.5%)도 수출금액지수 상승세에 영향을 끼쳤다.

국내 수출을 견인 중인 반도체만 보면 수출물량지수는 지난달 371.07로 전년 동월 대비 51.8% 상승하면서 10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등락률 기준 2012년 6월(53.5%) 이후 1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수출금액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65.3% 상승한 203.05로 집계돼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등락률 기준 지난 2017년 12월(67.3%) 이후 6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수입물량지수는 9.7% 하락하며 8개월 연속 줄었다. 기계 및 장비(5.2%) 등이 증가했으나 광산품(-13.8%), 화학제품(-14.2%) 등이 감소한 결과다.
달러 기준 수입금액지수는 13.5% 급락하며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기계 및 장비(2.2%) 등이 증가하였으나 광산품(-19.4%), 화학제품(-22.4%)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지난해부터 2차 전지 분야의 수요가 둔화되면서 수입 물량, 금액들이 감소해 화학제품 하락폭이 컸다”며 “제1차금속제품의 경우 전방 산업들 자체가 크게 좋지 않아 수입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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