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9시30분쯤 성남시 중원구의 한 도로에서 '타조 1마리가 도로를 뛰어다닌다'는 신고가 여럿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전 10시24분쯤 상대원동의 한 공장 건물 앞터에서 타조를 발견하고 포획했다. 이번 소동으로 인한 부상자나 재산 피해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타돌이'라는 이름의 이 타조는 수컷으로, 인근 생태체험장에서 철제 울타리 틈을 비집고 탈출해 거리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타돌이는 생후 1년도 안 됐던 2020년 7월 해당 생태체험장으로 분양돼 현재까지 생활해 왔다.
타돌이에게는 슬픈 사연이 있었다. 타돌이는 생태체험장으로 분양될 때 암컷 타조 '타순이'와 함께 지냈고 지난해 여름 알을 낳았다. 그런데 타순이가 최근 세상을 떠나면서 한 달여간 혼자 지내왔다고 한다.
생태체험장 관계자는 타돌이가 홀로된 이후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봤다.
한편 지난해 3월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에게도 비슷한 사연이 있었다. 세로는 당시 동물원에 설치된 데크를 부수고 탈출해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3시간30분 만에 포획됐다.
동물원 탈출 소동을 계기로 세로가 부모의 죽음 이후 방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019년 6월 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세로는 2021년 엄마 '루루'를 잃고 이듬해 1월 아빠 '가로'도 떠나보냈다. 세로는 부모를 잃고 상실감에 옆집 캥거루와 싸우거나 밥을 먹지 않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탈출을 감행했다.
이후 어린이대공원은 세로에게 여자친구 '코코'를 소개해 줬으나, 코코 역시 같은 해 10월 돌연 숨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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