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능 '판박이 문항' 논란 차단…사설 모의고사 유사성 꼼꼼히 살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8 11:22

수정 2024.03.28 11:22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교육당국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항이 출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검증을 강화한다. 수능 출제 직전까지 사설 모의고사를 확보해 유사성을 검토하고, 출제진을 선정할 때는 소득 관련 증빙을 통해 사교육 영리행위자를 배제한다. 수능 직후 실시했던 이의심사에는 '사교육 연관성'도 심사 기준에 넣기로 했다.

교육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수능 출제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오는 2025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부터 적용된다.


교육부는 지난 11일 감사원 발표를 통해 확인된 사교육 카르텔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앞선 발표에선 사교육업체가 수능 출제·검토에 참여한 교원에게 돈을 주고 모의고사 문항을 사는 등 비위가 광범위하게 드러났다. 특히 2022년 9월 대형 입시학원 사설 모의고사에 나온 영어 지문은 두달 뒤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 영어영역에 그대로 출제돼 논란이 일었다.

교육부는 먼저 수능 출제 인력풀을 확충하고 검증과 관리를 체계화할 방침이다. 출제위원 자격을 갖춘 신규 인력은 사전 검증을 거쳐 인력풀에 상시 등록한다.

사교육업체에 대한 모니터링과 신고접수는 강화한다. 출제자의 출제 참여경력을 노출해 홍보하는 사안이 적발된 경우 해당 출제자를 인력풀에서 배제한다.

출제진을 선정할 때에는 소득 관련 증빙을 통해 사교육 영리행위자는 전면 배제한다. 또한 검증된 인력풀에서 출제진을 무작위 산정하는 시스템을 전산화해 출제진 선정 과정이 공정하도록 한다.

출제 과정에서 수능 문항과 사교육 문항 간 유사성 검증도 체계화한다.

사교육업체에 공식적으로 자료를 요청해 시중 문제지와 주요 사교육업체 모의고사 등을 제출 받고, 향후 발간 예정인 자료에 대해서도 발간 계획을 제출 받아 공식 구매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수능 출제본부 입소 전과 입소 후 발간된 자료도 수능 문항과 유사성 검증 자료로 활용하도록 한다.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 사교육업체 자료의 유사성은 현직교사로 구성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를 활용해 철저히 검증한다.

수능·모의고사 이의신청 심사기준에는 '사교육 연관성'을 추가해 이의심사 절차를 보완한다.

그동안 이의심사는 문항의 오류 여부에 대해서만 이뤄졌으나, 2025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부터는 문항의 사교육 연관성도 이의심사기준에 포함한다.

사교육 문항과 유사성이 제기된 문항에 대해서는 현직교사로 구성된 '수능 평가자문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험 공정성 저해 여부를 자문한다.

최종적으로 사교육과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문항의 출제자는 인력풀에서 즉시 배제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제도 개선을 통해 수능 출제진과 사교육 간 카르텔을 근절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도 변별력을 확보하면서도 공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공정수능' 원칙을 유지해 수능의 신뢰도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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