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장·은행연합회장, 4월 1일 금융위원장 간담회
은행권 제도개선 TF 후속조치 및 향후계획 논의
비은행 진출·금융지주 계열사 시너지 창출방안 등
'금산분리' 규제 완화 의견 전달할 듯
민생·기업·기후 금융에 수조원 지원한 銀
'당근 주는' 금융당국, 규제 혁신으로 銀 발전 뒷받침 전망
28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은행연합회장과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 광주은행장이 오는 4월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만난다. 은행장들은 은행업 발전을 위해 업계 목소리를 전달하고, 비은행 사업 진출을 위한 규제 완화를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전담팀)에서 나온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후속 조치들을 논의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통한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 추천 △신탁업 혁신을 통한 종합재산관리 서비스 △은행을 통한 금융·비금융 융합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 간 공동대출 활성화 등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은행권에서는 △은행 중심 금융지주회사 내 은행-비은행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 규제 완화 △빅테크 금융 플랫폼의 수수료 산정 문제 등을 건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들이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하거나 비금융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사실상의 금산분리' 완화가 핵심 의제다. 빅테크의 금융 플랫폼 진출로 업권 간 경계가 흐릿해지는 가운데 은행에도 데이터 공유, 핀테크 인수 관련 규제를 완화해서 비금융 사업으로 진출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TF 회의에서 사업 모델 다각화를 위해 금융·비금융 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은행장들은 이자수익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자산관리 관련 규제 완화도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고객이 원스톱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투자일임업 허용을 요청한 바 있다. 전면 허용이 안 된다면 은행이 판매하는 공모펀드에 대해 펀드랩(우량 펀드를 선정해 분산투자해주는 상품)을 허용하고,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투자일임업 겸영을 허용해달라는 게 은행권 건의 사항이다.
간담회에서는 금융당국이 은행권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은행연합회장·은행장들은 산업 발전을 위한 업계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은행장들이 금융위원장과 간담회를 하는 건 지난 19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간담회 이후 약 2주 만이다. 금융당국이 이번에 은행산업 지원에 나서는 것은 그동안 은행들이 각종 정책금융 사업에 협조한 데다, 2조원 규모 민생금융 보따리를 풀면서 정부의 금융정책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환급) 뿐 아니라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확대 등을 통해 전방위적인 민생금융 지원에 나섰다.
은행들은 중소·중견기업 펀드 조성 등 기업금융과 저탄소 전환 지원 등 기후위기 대응에도 수십조원을 지원키로 했다. 은행들이 민생·기업·기후금융 정책에 발 맞춰 가고 있는 만큼 당국에서도 '당근'을 주는 셈이다.
은행권에서도 2·4분기 이후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민생금융와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문제 등의 악재를 끊어내고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은행에 가장 중요한 것이 건전성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성 제고인데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느껴진다"라며 "1·4분기 주주총회가 끝나면 2·4분기부터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융규제혁신회의나 은행권 제도개선 TF에서 논의됐던 사안들이 탄력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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