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파업 당일, 출근길 미담 쏟아져
"요금 안받아요" 자발적으로 공짜 셔틀해준 시민
28일 소셜미디어(SNS) 엑스에는 "우리 동네 버스 파업인데 그냥 공짜로 사람들 다 태워주고 다닌다. 감동 먹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해당 차량에 붙은 안내문 사진도 함께 게시했는데, 안내문에는 '서울 시내버스 파업 중으로 요금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A씨는 "구, 시에서 지원해 주는 버스 아니다"라며 "그냥 저 버스 회사 기사님들이 파업 참여하시면서 자발적으로 무료 운행해 주시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엑스 이용자 B씨도 "아침부터 훈훈한 일이 생김. 어떤 아저씨가 미니 봉고차 끌고 버스정류장 오셔서 OO역 가실 분! 하시더니 낑겨 낑겨 8명 정도 태우시고 역까지 태워다 주셨다. 아침부터 봉사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올렸다.
"첫 모의고사 덕분에 잘 치렀어요" 감사글 보낸 학생
무료로 태워준 버스기사 덕분에 첫 모의고사를 잘 치렀다는 학생 글도 보였다. 학생 C씨는 "OOOO번 버스기사님 정말 감사드린다. 오늘 첫 모의고사였는데 덕분에 잘 도착할 수 있었다. 시민들을 생각해 요금도 안 받으셨다"라며 "버스 파업 동안 계속 이어가신다고 적어 놓으셨는데, 이 기사님께서 힘내실 수 있게 리트윗 해달라"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들에는 "우리 동네도 요금 안 받고 운행하더라" "파업 중에도 시민들한테 불편을 안 주려고 하시니 사명감이 엄청나다" "인류애 상승한다" "아침부터 기분 좋게 출근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12년 만에 버스 파업, 11시간 만에 타결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28일 오전 4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갔다. 서울버스노조가 파업한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그러나 시의 중재 속에서 물밑 협상을 지속한 끝에 이날 오후 3시20분께 임금 인상 4.48%, 명절수당 65만원으로 노사 간 합의했다.
그동안 노조는 인천·경기지역으로 인력 유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탈을 막기 위해 시급을 12.7% 인상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사측은 최근 5년간의 물가상승률·임금인상률과 비교하면 과도한 요구라는 입장이었다.
시는 "임금 인상률은 대구, 부산 등 다른 지역과 동일한 수준이고 명절수당은 명절 등 특수 시기 대중교통 연장 운행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했다"라고 최종 타결 결과를 설명했다.
이날 파업으로 오전 10시 기준 시내버스 90% 이상의 운행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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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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