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칼까지 빼 들며 위협한 남편에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는 베트남 국적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2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 A씨는 베트남에서 한국인 남편 B씨를 만나 결혼했다.
남편만 믿고 한국에 온 A씨는 한국어도 못하고 주변 친구도 없어 향수병에 걸렸다. 결국 친구를 만들기 위해 베트남 직원이 많은 공장에 취직해 자주 그들과 어울렸다. B씨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고 술을 마시고 집에 늦게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A씨가 이 약속을 어기자 B씨는 욕설과 막말을 퍼부었고 손찌검까지했다. 참다못한 A씨가 이혼을 얘기하자 흉기로 위협하기까지 했다.
남편이 두려웠던 A씨는 집을 나와 이혼 소송을 걸었지만 B씨는 여전히 이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B씨는 A씨가 약속만 지켰다면 때릴 일도 없었을 것이라 주장하며 A씨가 베트남 국적자이니 이혼하고 싶으면 베트남에서 하라고 했다.
사연을 접한 송미정 변호사는 먼저 A씨가 베트남 국적이지만 이혼은 한국에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국제사법상 외국과 관련된 요소가 있는 사안도 분쟁 당사자나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인 관련이 있는 경우 대한민국 법원이 국제재판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아울러 이혼 소송의 당사자인 B씨가 한국 국적이기 때문에 실질적 관련성이 확립돼 우리 법원에서 관할권을 갖게 된다.
송 변호사는 "B씨가 자신은 유책 사유가 없고 오히려 A씨가 잘못했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는데, A씨가 약속을 어긴 것은 잘못이지만 폭력을 행사하고 칼까지 드는 등 폭력의 정도가 중하다"며 "B씨의 폭력으로 부부가 서로 같이 사는 게 불가능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A씨의 잘못이 B씨의 폭력보다 더했다고 볼 수는 없어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도 이들이 베트남에서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고 그곳에서 상시 거주한 것도 아니라면 베트남과 실질적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베트남에서의 이혼은 힘들 것이라 답변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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