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분(소똥)을 고체연료로 생산해 열병합발전 연료로 활용하는 사업이 가능해진다. 깨알 글씨로 알아보기 힘든 식품 표시도 QR코드로 간소화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대한상의 샌드박스지원센터를 통해 접수된 '우분 고체연료화 생산·판매', '스마트라벨을 활용한 건강식품표시 간소화' 등 7건을 포함해 총 21건을 승인했다.
실증특례를 승인받은 전북특별자치도청 컨소시엄(전북자치도·정읍시·부안군·전주김제완주축협)의 '우분 고체연료화 생산·판매'는 농가에서 수거한 우분을 톱밥·왕겨 등과 혼합해 고체연료를 생산한 뒤 열병합발전 연료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우분은 전국 하루 평균 2200t이 발생한다. 우분 처리시설이 부족한 한우농가들은 대부분의 우분을 농지에 살포해 처리해왔다. 이 과정에서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되는 문제가 발생해 지차제들은 골머리를 앓았다.
이번에 개발된 고체연료 개발 기술은 톱밥·왕겨 등 보조원료를 혼합해 품질을 높이고, 새로운 제조공법을 개발해 제조기간도 대폭 단축했다. 환경오염은 줄이고 화석연료를 대신해 온실가스 배출도 감축할 수 있다.
국내 최초 우분과 보조연료를 혼합한 고체연료는 규제에 막혀 실증이 어려웠다. 현행 가축분뇨법 시행규칙 제11조의2 등에 따르면 가축분뇨로 고체연료 제조 시 다른 물질을 혼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4조의 2 등의 폐기물의 재활용 유형에 가축분뇨 고체연료를 만드는 유형도 없었다.
심의위는 우분 고체연료 제조시 톱밥·왕겨 등은 투입원료의 50% 미만으로 제한하는 등의 조건을 부가해 가축분뇨를 고체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전북특별자치도청 관계자는 "이번 실증으로 토양·수질오염원인 가축분뇨를 재활용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만큼 새만금유역 수질개선과 온실가스 감축도 기대된다"며 "우분 처리시설 부족으로 애로를 겪는 한우농가를 지원하는 한편, 도내 열병합발전소에 납품을 추진해 화석연료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연료 수급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씨제이웰케어가 신청한 '스마트라벨을 활용한 건가식품표시 간소화'도 실증특례로 승인받았다. 포장재에 기재하는 건강기능식품의 표시사항 중 소비자 안전과 관련한 필수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를 QR코드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행 식품표시광고법 시행규칙 제5조 등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표시사항은 최소 판매단위별로 용기·포장에 직접 표시해야 해 포장재 상의 표시내용을 간소화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한정된 포장재 면적에 많은 정보들을 표시하여 가독성이 떨어지고, 소비자들은 필수·중요 제품 정보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기업들도 경미한 표시정보 변경 시에도 포장재를 교체해야 해 비용 부담이 컸다.
심의위는 포장재 교체 비용 절감 등 기업 부담 완화와, 다양한 식품 정보 제공 등을 기대하며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씨제이웰케어는 우선 건강기능식품 3종에 대해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며, 향후 식약처와 협의해 품목을 추가해나갈 예정이다.
최현종 대한상의 샌드박스팀장은 "이번 우분 고체연료화 규제특례로 자원순환 산업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샌드박스가 자원순환 기술 고도화, 소비자 알권리 강화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한상의 샌드박스지원센터가 적극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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