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별세하면서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계열 분리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이 이미 지난달 지주회사 인적분할을 결정하는 등 형제 독립경영 체제를 추진하고 있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한 신설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조현상 부회장에게 새로운 지주회사 경영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 분할이 승인되면 7월 1일 자로 효성그룹은 존속회사인 효성과 효성신설지주라는 2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다.
현재 조현준 회장이 섬유 등 전통 사업 영역에서, 조현상 부회장이 산업용 소재 부문에서 사실상 독자적으로 경영 활동을 해 왔다. 이에 따라 조현준 회장은 존속회사를 이끌며 기존 사업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지주회사를 맡아 첨단소재 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서로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완전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조석래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 지분 10.14%의 향방도 관심사다. 지난해 말 기준 효성의 1·2대주주는 조현준 회장(21.94%), 조현상 부회장(21.42%)으로 지분율이 비슷하다. 여기에 조 명예회장이 3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형제 독립경영 체제로 가는 흐름을 고려하면 특정인에게 지분을 몰아주기보다 균등 배분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밀려난 2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의 지분 요구에 나서는 등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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