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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5반 캐릭터 연구까지"…'피겜' 황현정의 놀라운 '연기 수첩' [N인터뷰]①

뉴스1

입력 2024.03.30 09:01

수정 2024.03.30 09:01

황현정/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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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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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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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극본 최수이 / 연출 박소연)은 공개 직후 신인들의 열연으로 단숨에 화제작에 등극했다.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가 모두 섞여버린 그곳에서 점점 더 폭력에 빠져드는 학생들의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 드라마. 지난 2월 29일 1~4회 공개를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2회씩 시청자들을 찾아갔다.

이달 21일 9, 10회가 공개되며 막을 내린 '피라미드 게임'의 새로운 얼굴들 중 단연 시선을 사로잡은 배우는 황현정이다. 그는 반에서 서열 F등급을 주도적으로 괴롭히는 김다연으로 활약했다. 김다연은 피리 소리와 함께 등장, 극 초반 성수지(김지연 분)와 명자은(류다인 분)을 괴롭히는 인물로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신인답지 않은 거침없고 과감한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폭발적인 감정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실제로 만난 황현정은 "연기지만 진짜 심장 떨렸다"고 말할 만큼, 김다연과는 전혀 다른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자신의 캐릭터뿐만 아니라 타 배우들의 캐릭터까지 세세하고 빼곡하게 분석한 수첩에서 예사롭지 않은 노력이 짐작됐다. 모든 캐릭터의 MBTI와 특이 사항까지 꼼꼼하게 적혀있어 '피라미드 게임'에 얼마나 몰입하고 노력을 쏟았는지 짐작하게 했다.

황현정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출연 당시 주연배우인 김혜수와 김무열의 극찬을 받았던 배우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혜수는 연기에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신인배우의 노력을 높이 샀다. 황현정은 김혜수와의 경험에 대해 "연기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며 "누 끼치지 않게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 기대되는 황현정을 만나 '피라미드 게임' 비화를 들어봤다.

-'피라미드 게임'을 마친 소감은.

▶오디션을 보게 된 순간부터 촬영 끝나고 방영된 후 지금까지도 제가 김다연 역할을 맡았다는 게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인 것 같다. '피라미드 게임'을 시청해 주신 시청자분들께도, 또 김다연을 많이 미워해 주시고 좋아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드라마에 대한 반응을 찾아봤나. 캐릭터에 대한 반응 중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는지.

▶반응은 좀 찾아보는 것 같다.(웃음) 이번에 대학교를 갔는데 한 친구가 '집에서 쇼츠를 보다가 너랑 너무 닮은 사람이 있더라'고 말하더라. 그 친구가 '나중에 널 보면 말해줘야지'하고 있었다며 '피라미드 게임'을 얘기하더라. 그래서 '내가 사실 배우'라고 말했더니, 엄청 놀라면서 '닮은 사람인 줄 알았다'며 '몰랐다'고 하더라.(웃음) '혹시 기분 안 좋으면 피리 부는 거 아니냐'고 하거나 '무섭다'고 하거나 '알아보기 힘들었다'는 이런 반응이 기분이 좋고 신기하더라.

-오디션과는 인연이 어떻게 닿았나.

▶'소년심판'에서 한예은 역할로 1, 2화에 나온 적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김다연 역할을 두고 캐스팅을 하려 하시다가 '소년심판'을 보시고 김다연이 떠올랐다고 하셨다. 그 인연으로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게 됐다.

-김다연 역에 발탁됐을 때 마음은 어땠나.

▶오디션을 볼 때도 김다연의 대사를 읽으면서도 '내가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걸까' 너무 불안했다. 발탁됐다는 얘길 듣자마자 걱정이 제일 먼저 앞섰고, 이런 큰 역할을 제게 주셨다는 게 영광스럽고 그저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김다연 캐릭터에는 어떻게 접근하려 했나.

▶웹툰을 평소 많이 보는 편은 아니어서 오디션 합격 후 원작을 찾아봤다. 이후 원작과 싱크로율을 맞춰야겠다고 생각해서 노트에 분석을 시작했다. 말투와 행동, 표정을 많이 연구하면서 싱크로율을 맞추려 했다. 다만 웹툰과 드라마의 김다연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새롭게 만든 부분도 있었다.

-원작과 다르게 새롭게 만든 부분이 있다면.

▶영어를 쓰듯 허세도 강해지고 가정 폭력이 좀 더 드러났다. 불안이나 애정결핍 같은 심리적인 요소들을 많이 연구하려고 노력했다.

-김다연의 비주얼도 인상적이었다.

▶원작에서 다연이는 한 갈래로 묶은 초록색 머리 캐릭터였다. 드라마에서도 초록색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감독님과 조율을 했고, 피스를 붙인 초록색 머리가 됐다. 이전에는 염색도 많이 해본 적이 없어서 (스스로의 비주얼을 보면서) 신기했다.(웃음)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이 인상을 강하게 만들어주다 보니까 연기에도 더욱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피리를 부는 모습도 원작에 있었나.

▶아니다, 원작에 없었다. 시나리오상으로 새로 나온 설정이라 소품팀에서 마련해주신 여러 피리 중에서도 가장 잘 어울리는 피리를 골랐다.

-연기 수첩을 보니 캐릭터 분석을 꽤 디테일하고 꼼꼼하게 했더라. 어떤 이유 때문에 노트에 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기를 하게 됐는지.

▶제가 캐스팅이 가장 마지막에 됐고 얼마 후에 대본 리딩이 있었다. 촬영이 급하게 시작돼서 그런 방법을 썼다. 그렇게 하면 더 빨리 쉽게 이해돼서 수첩을 확인하면서 연기를 하곤 했다. 빠른 습득을 위해 썼던 방법이다.

-2학년 5반 친구들을 연기한 다른 배우들 캐릭터도 모두 분석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까지 분석한 나름의 이유가 있었나. 또 배우들 소속사부터 이력도 모두 적은 흔적이 있더라.

▶'피라미드 게임'이라는 게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까 반 아이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연이가 각 친구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어야 사람을 대할 때마다 행동이 조금씩 달라지더라. 그런 모습이 연기로도 보여야 하지 않을까 해서 다른 캐릭터들도 많이 연구하게 됐던 것 같다. 배우들에 대해 적은 이유는 아무래도 마지막에 캐스팅이 되다 보니까 쉽게 기억을 해야 했다. 언니들과 빨리 친해지기 위해 미리 사전 조사를 했던 것 같다.(웃음)

-다른 배우들도 자신들의 캐릭터를 이렇게까지 분석해 준 걸 아는지. 또 현장에서 배우들과 어떻게 지냈는지.

▶사실 제가 현장에서 막내였다. 당시 19세여서 찍을 때 막내였다.(웃음) 그래서 언니들이 되게 잘 챙겨주셨는데, 역할로서는 못 되게 해야 하니까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럼에도 언니들이 괜찮다고 해주셔서 그래도 편하게 찍을 수 있었다.

-김다연의 거친 행동과 과감한 연기가 정말 쉽지 않았을 텐데 고민은 어떻게 해소하면서 연기를 했나.

▶충동적으로 폭력을 하는 신이 많았다. 다연이는 감정이 예민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언니들의 대사에서 다연이가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많이 생각했다. 그 감정에서 나오는 충동적인 행동을 많이 표현하려 노력했다. 다연이는 정말 제 성격과 정반대다. 그래서 다연이는 제가 안 할만한 행동을 하는 인물이지 않을까 했다. 1화에서 예림이가 노래를 부르는 신에서 갑자기 일어나서 막춤을 추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도 '뭔가 나라면 안 그럴 것 같다' 생각해서 춤을 췄다.(웃음)

-실제 성격은 어떤가.

▶실제로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인 것 같다.(웃음) 그래서 처음엔 친해지기 어려웠다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친해지면 또 말이 많아지는 성격이다.
(웃음) 학창 시절에도 모범생이었다. 반장도 여러 번 했었고 두루두루 원만하게 친했던 것 같다.
또 엄청 소심한 성격이기도 해서 갑자기 일어나서 춤을 추는 장면도 연기이지만 진짜 심장이 떨렸고, 화낼 때도 속으로는 엄청 떨었다.(웃음)

<【N인터뷰】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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