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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이 글로벌 증시 판도를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소형주에도 '낙수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월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69% 오른 18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28.51%에 달한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28일 8만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1년 12월 28일 이후 2년 3개월 만에 8만원대를 회복했다. 현재 주가는 8만2400원까지 올라섰다.
AI를 둘러싸고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전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세에 불이 붙었다는 해석이다. 특히 대기업 사이에 동맹과 협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의 연합에 이어 애플은 아이폰에 구글 AI '제미나이'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또 구글, 인텔, 퀄컴은 AI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 재단(UXL)을 구성했고, 네이버는 삼성전자, 인텔 등과 AI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며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AI 서비스가 자동차, 로봇, 생명과학, 가전 등 스마트폰 앱처럼 다양한 플랫폼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쿠다(CUDA)'를 AI 플랫폼화해 모든 산업의 AI 서비스를 담아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삼성전자로부터 '엑시노스 오토(V920)' 공급을 받고, 글로벌 통신사들은 최근 다양한 AI 서비스 제공업체들과 'GTAA'를 구성했다. 현대차그룹이 5나노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것은 자동차산업에서도 AI 탑재가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향후 AI 반도체 수급 이슈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AI 로봇을 개발하는 네이버, 통신 전용 AI를 개발 중인 SK텔레콤까지 AI 반도체 수급에 대비하고 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AI 절대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AI 모델 구현과 플랫폼 서비스를 원하는 시점에 충분한 전산자원 확보가 사업의 명운을 결정하고 있다"며 "AI 개척 시대에는 AI 모델을 구현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보다 원하는 시점에 충분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지 여부가 훨씬 중요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수페타시스, 가온칩스 등 AI 반도체 제조사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AI 수요 증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추가 증설로 이어지고, HBM 공급과잉 확률이 증가한다"며 "수익성 높아진 범용 D램 판매 비중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D램 가동률 원복과 전공정 장비의 증설이 필연적이다. 반도체 전공정 소재, 장비, 부품 업종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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