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예술형 주화시장 공략 주장
[파이낸셜뉴스]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예술형 주화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재계에서 나왔다. 예술형 주화 시장은 최근 3년간 2.7배 성장하고 있지만, 아시아 권역에서는 중국과 호주 만이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고 있다. 국내에 도입하면 K-브랜드 국제 홍보와 전후방 산업 활성화 등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3월 31일 전 세계적으로 20조원 규모인 예술형 주화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한국도 문화적 강점을 살려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술형 주화는 비유통 주화로, 자국을 대표하는 상징물을 주제로 금·은 소재를 사용해 발행된다. 중앙은행이 순도와 무게를 보증하는 법정화폐로, 귀금속 시세에 따라 판매가격이 달라져 액면가격에 판매되는 일회성 기념화폐와는 구분된다.
주요국들의 주화 매출 비중에서도 중요성이 드러난다. 전체 주화 매출 중 예술형 비중은 2022년 기준 캐나다 91.6%, 영국 88.1%, 미국 70.3%를 차지한다. 반면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지 않는 한국은 유통주화 비중이 87.3%로 주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예술형 주화 시장은 2019년 7.5조원에서 2022년 19.9조원으로 3년새 2.7배나 성장했다. 2022년 예술형 주화 발행규모는 미국이 4.9조원으로 가장 높았고, 순위가 낮은 호주도 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9개국에서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고 있는데, 이 중 8개국은 이미 1970년대부터 관련 사업이 활성화 됐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판다 위주로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는 중국을 빼면 발행국이 없다. 아시아권인 호주가 2008~2019년 십이간지 예술형 주화를 발행했고, 지난해 계묘년 토끼 주화를 발행해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한경협은 "서양 중심의 주화 시장에 한국이 참여하면 희소성이 높아 신규 수요를 끌어낼 수 있고, 한국의 대표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며 "일본, 아세안이 아직 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지금이 기회"라고 강조했다.
주요국들은 예술형 주화 발행을 통해 전후방 산업 활성화, 재정수입 확대 효과를 얻고 있다. 재정적 수익은 국가재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캐나다는 왕립조폐국이 창출한 연간 850억원의 수익을 재무부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고, 오스트리아는 조폐국이 벌어들인 연간 1300억원의 수익을 중앙은행에 귀속시켜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면 국민들의 금 보유량이 늘어나, 국가차원의 외환 위험 대응력을 강화하는 부차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게 한경협의 설명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은 중앙은행이 금을 2000t 이상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4.5t으로 세계 36위에 그친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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