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재단 소유 'W타워' 1년 넘게 거주
본지, 임대차 계약서와 관리비 내역 확인
당시 공인중개사 "재단 특혜 불가능한 구조"
본지, 임대차 계약서와 관리비 내역 확인
당시 공인중개사 "재단 특혜 불가능한 구조"
[편집자주] '농구 스타' 현주엽은 현재 ①위장전입 의혹, ②각종 특혜 의혹, ③휘문고 농구부 감독으로 근무 태만 등 여러 의혹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가 가진 유명세로 치부하기에는 현행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심각한 논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너무 과한 의혹 제기가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는 현 감독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3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1년 넘게 실제로 거주했습니다.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입주했습니다"
현주엽 휘문고 농구부 감독 사정을 잘 알고 있는 A씨는 현 감독 위장전입 의혹에 이렇게 강조했다. A씨는 현 감독의 측근으로 사실상 A씨 주장은 현 감독의 입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 감독이 직접 언론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측근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의혹을 공식적으로 해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 감독은 현재 자기 자녀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휘문중에 진학시키기 위해 휘문재단 소유 도시형생활주택 '더블유(W) 타워'에 갑자기 전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W타워 입주 관련, 말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해당 건물은 휘문재단 건물로, 사학재단 업무 처리 과정을 잘 아는 이들에 따르면, 재단 소유 건물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려면 반드시 재단이사장 결재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즉 휘문재단이 나서 현 감독에게 일종의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심이, 현 감독을 둘러싼 의혹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현주엽 감독이 자신의 위상과 능력을 앞세워, 일종의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현감독 지인 "재건축 문제로 이사…W타워 입주 노린 '계획 이사' 아냐"
현 감독의 측근 A씨는 일련의 의혹들을 거듭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감독 가족은 애초에 강남구 역삼동 B 아파트에 거주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다 재건축 이슈로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현 감독 가족은 자녀의 중학교 진학을 위해 휘문중 인근에 있는 W타워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A씨 설명을 종합하면 현 감독 가족이 W타워로 이사하게 된 배경에는 기존 거주지 아파트의 재건축 이슈가 있었고, 그 때문에 이사하는 과정에서 기왕이면 휘문중 배정을 받을 기대감으로 W타워 입주를 고려했다는 것이다. 또 A 씨는 "현 감독은 만일 원래 거주지인 B아파트에 거주했어도 인근 중학교나 휘문중까지 배정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은 됐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인중개사 "현 감독 한 세대만 휘문재단 특혜 상식적으로 불가능"
휘문재단이 현 감독을 위해 일종의 입주 특혜를 제공했다면 현 감독을 둘러싼 위장전입 논란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 사립학교법은 사학재단의 학사개입(학습권 침해)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특혜가 발생하면 아이들이 학습받을 권리를 박탈할 수 있고, 이는 교육청이 직권으로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현 감독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 감독의 위장전입·휘문재단의 특혜 의혹은 사실일까. 현 감독 가족의 W타워 거주시점은 기자가 현 감독 세대의 'W타워 관리비 세대별통합현황' 문서 확인 결과, 2021년 10월이다. 당시 중학교 배정 원서 교부일은 11월 22일이었으며, 근거리 배정 방식으로 현 감독 자녀들은 각각 2022년과 2023년 휘문중에 입학했다. 정황만 놓고 보면 현 감독 가족이 충분히 위장전입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기자가 어렵게 취재한 당시 현 감독 임대차계약을 진행한 공인중개소 측 증언은 이와 전혀 다르다. 오히려 재단이사장이 특정 세대를 위해 개입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말이 되냐고 기자에게 분통을 터뜨렸다.
공인중개사 C씨는 본지에 "휘문중 재단이사장이 현 감독 가족 편의를 봐줬다면, 다른 세대도 편의를 봐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 재단 이사장이 결재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공인중개사도 함께 움직였다는 말인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휘문중 재단 이사장이 누군지도 모르며, 과한 의혹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공인중개소가 W타워만 전속으로 관리하지 않는다. 휘문중 인근에 10개 공인중개소가 있다. 저희는 그중 1개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재단 특혜 의혹은 비유하자면 대기업 회장님이 임대차 계약에 하나하나 개입하고 있다는 것인데, W타워는 총 149세대다. 이걸 재단이사장이 다 결재를 하나,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또 다른 의혹이 남아있다. 현 감독 가족이 실제로 W타워에 계속 거주했느냐다. 보통 위장전입 의혹에 휘말린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문서 계약만 하고 실거주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 감독 '관리비 세대별 통합현황' 문서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2023년 초까지 관리비를 납부하는 등 실거주했다. 1년이 넘는 시간이다. 여기에 현 감독 자녀는 B아파트 인근 초등학교를 졸업, 현 감독 가족의 생활권은 처음부터 역삼 대치동에 있었다.
휘문중 입학에 대한 외압 의혹은 지속
결국 그간 현 감독에게 제기 됐던 W타워 입주 특혜 의혹은 언뜻 복잡한 사안 같지만, 정리하면 간단하다.
현 감독 가족은 재건축 이슈로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자녀의 휘문중 입학을 기대하고, 학교 인근 W타워에 공인중개소를 통해 입주했다. 자녀는 근거리 배정 원칙에 따라 휘문중에 배정 받았다. 사실 이사를 왜 했느냐를 두고 말이 많지만, 국민 누구나 이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과, 재건축 문제가 있어 '이사의 동기'가 확실하다.
그럼에도 특혜 의혹은 계속 나오고 있다. 현주엽이 자기 자녀를 휘문중에 입학시키고자 외압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A씨는 "현 감독 가족도 부모 마음으로 자녀의 진로를 걱정한 게 잘못일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A씨는 "(현 감독에게 제기 된) 같은 기준으로 W타워 149세대 모두 색안경을 끼고 보면 되느냐"라고도 했다. A씨는 "현 감독은 현재 휘문고 농구부 운영에만 집중하고 있다. 본인 구설수로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봐, 그것만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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