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조합 온도차
용적률 인센티브 상향에 들썩
과밀단지 149곳 재건축 기회
기존 추진단지 "사업 가속화"
리모델링 단지는 "선회 고심"
일부 수익성 우려 판단 유보
용적률 인센티브 상향에 들썩
과밀단지 149곳 재건축 기회
기존 추진단지 "사업 가속화"
리모델링 단지는 "선회 고심"
일부 수익성 우려 판단 유보
"일단 기존대로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다. 이번주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내고 10월 총회에서 확정 예정이다"(극동우성 리모델링조합 관계자)
서울시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로 기존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 가속화를 기대하는 반면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용적률 한계로 리모델링을 선택한 단지들 중에선 이번 혜택으로 재건축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다만, 정비업계에선 리모델링 단지의 경우 사업 속도가 수익성과 직결돼 재건축으로 급선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일부 조합은 재건축 규제 완화에 주민들의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다.
리모델링을 추진중인 서울 A단지의 조합장은 "용적률이 높아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데 서울시 발표로 주민들의 재건축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B단지의 조합장은 "리모델링은 단지별로 사정이 다 다르다. 단지 내 초등학교가 있어 영향평가 때문에 재건축이 어려운 곳도 있다"며 "괜히 주민 간 갈등이 생길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아직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단지들은 서울시 구체적인 안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리모델링을 추진중인 C단지의 위원장은 "시가 올 하반기 기본계획 변경을 통해 현황용적률 적용 산식 등 세부기준을 마련할 예정인 만큼 내용을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D단지의 조합장은 "법적상한용적률을 넘는 리모델링 단지도 있어 이번 대책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더라고 재건축으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단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시는 사업성이 낮은 단지·지역에 '사업성보정계수'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업성보정계수를 통해 현재 10~20% 수준인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범위'를 20~40%까지 늘려 사업성을 보전해 줄 계획이다. 더욱이 '현황용적률'(아파트 건축물대장상 용적률)을 인정하고 법적상한용적률의 최대 1.2배까지 추가용적률도 부여하기로 했다. 서울 내 과밀단지인 149개 단지(8만7000가구)가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 사업을 고려할 여지가 생긴 셈이다.
현재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대부분 현황용적률이 높은 '과밀단지'다. 2004년 종 세분화 이전의 주거지역 용적률 체계에 따라 지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금천구 독산한신아파트 경우 현황용적률은 249%다. 이미 3종일반 상한용적률에 근접해 용적률을 높여 사업성을 개선하기 어렵다. 또 재건축을 하려면 기준용적률부터 인센티브를 위한 기부채납을 해야해 사업성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정비업계에선 재건축 가능 단지의 용적률 상한선을 약 200% 이하로 본다.
다만, 업계에선 용적률 외에 살펴야 할 부분이 많아 당장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기존 리모델링 단지 중 현황용적률이 200~250%인 곳은 재건축 사업을 고려할 여지가 생겼다. 절차상 건축심의 이전 초기 단지들은 고민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이미 사업을 진행한 단지들은 재건축 선회에 따른 매몰비용이 크다. 기부채납이 없는 등 리모델링의 장점을 활용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밀단지 중 한 곳인 관악현대의 경우 지난해 5월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올해는 예비 안전진단을 재추진하고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안전진단 불필요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보고 있다"며 "완화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완화책이 구체화되면 재건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정부 정책 중 법적인 부분이 적지 않아 법안 통과가 관건이다. 한 과밀단지 거주자는 "아직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았고, 일부 법 통과 사안도 많아 쉽게 사업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 발표이후 주민들의 의견이 재건축과 리모델링으로 뚜렷하게 양분되고 있다"고 전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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