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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발사…총선 8일 앞둔 북·러 공조 성격의 도발(종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2 09:08

수정 2024.04.02 14:12

올 들어 13번째 도발, 3월 SRBM 이후 보름 만
軍,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계 시험발사...분석 중
北 도발, 유엔 대북제재 패널 중지와 무관치 않아
[파이낸셜뉴스]
2023년 12월 19일 북한은 전날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이 4월 처음으로 시험발사했던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발사 사진.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3년 12월 19일 북한은 전날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이 4월 처음으로 시험발사했던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발사 사진.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2일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이 2일 오전 6시53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IRBM으로 추정되는 비행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은 600여km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들어 13번째 무력도발이며, 지난달 18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발사한 이후 보름 만이다.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은 통상 사거리 3000~5500km급인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합참은 우리 군은 北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하였으며, 미·일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였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합참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참은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미·일측과 공조하에 이날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와 고도, 속도 등 정확한 제원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8일 앞두고 자신들에 유리한 정치지형 조성 노린 도발

일본 매체들도 이 탄도미사일의 비행시간은 15분가량으로 추정되며, 이날 오전 7시11분쯤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NHK는 일본 방위성을 인용해 북한 미사일의 최고고도는 100㎞, 비행거리는 650㎞ 이상으로, 동해상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재개는 4·10 총선을 8일 앞둔 시점이다. 북한이 남한 내 정치지형이 자신들에게 유리해지도록 무력 도발에 나선 것으로 신형 고체연료 기반 엔진을 탑재한 시험 발사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IRBM 도발은 "극초음속 무기를 탑재해 시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의 비행속도는 극초음속(음속의 5배, 시속 6천120km 이상) 무기로 추정할 수 있을 정도로 빨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1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인민군 서부지구 포병부대에서 남한 전역을 타격권으로 두는 600㎜ 초대형방사포의 사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보당국이 'KN-25'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지칭하는 이 방사포에 전술 핵탄두를 장착해 목표상공에서 공중폭발 하는 모의시험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유사시 핵탄두의 폭발 효율을 극대화해 사용하겠다는 노골적 핵 강압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바로 다음날인 3월 19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무기체계 개발 일정에 따라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15일에도 평양 일대에서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엔서 러시아 대북제재 거부권 행사후 北 화답 성격...적시적 보완 나서야

국제 외교·안보 전문가는 이번 도발은 다른 도발처럼 김정은이 2024년을 전쟁준비의 해로 규정한 후 그 후속 조치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흐름의 성격이 있으며,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에 대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북한의 화답이자 북·러 공조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이번 탄도미사일 도발은 그 시점상 남다른 의미도 더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시점에 대해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여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을 무력화시킨 이후라는 점에서 그 영향의 심대함이 더 크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에 대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유엔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고 북한을 돕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러시아가 북한을 등에 업고 유엔을 무력화하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나아가 국제질서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려는 전략적 포석의 일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지에 화답하는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며 "러시아가 대북제재라는 국제규칙을 무력화시켜 준 만큼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해당되는 탄도미사일도 이제는 별다른 구속 없이 발사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렸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 무력화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한 유엔 안보리 결의 무력화는 일종의 한 쌍이라는 게 반 센터장의 견해다.

반 센터장은 "구속력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마저 이처럼 무력화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면 규칙기반 국제질서는 와해되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한·미·일 안보협의체와 G7, 유사입장국 협의체 등 대체 수단의 완성도를 높여서 이를 적시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북한이 지난 3월 19일 오전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날 지상 시험에는 김정은이 직접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인 3월 2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지난 3월 19일 오전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날 지상 시험에는 김정은이 직접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인 3월 20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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