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피의자신문조서 등 내부 문건도 검찰이 형사 고소인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공개를 요청한 정보가 수사기관 직무나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없을 때는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검찰은 기소되지 않은 사건의 경우 고소인에게 기록 열람·복사를 허용하지 않는데, 수사·재판에 영향 없는 경우에는 사건기록을 공개하라고 법원이 판단한 것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 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주식 투자 사기 피해자 A씨가 서울남부지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인용했다.
A씨는 2019년 B주식회사와 임직원 등을 횡령과 사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소했다. 또 서울남부지법에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고소내용은 B사의 허위 과대광고에 속아 불법 주식투자자문 등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일부 혐의에 대해는 불기소 처분했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서울남부지검은 일부 피의자들에 대해 약식기소를 했고, 나머지 피의자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 등 피해자들은 항고하며 사건기록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항고란 지방검찰청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하여 고소·고발인이 고등검찰청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검찰은 “진행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의 예방·수사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정보 비공개 결정을 했다.
이에 A씨는 검찰 거부처분 취소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이 사건 정보는 이미 실질적으로 수사가 종결된 사건의 수사기록 중 일부에 해당하고 해당 사건은 특별한 수사기법이 적용된 것이 아니라 피의자들을 소환하여 신문하는 등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방식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며 “정보가 공개된다고 해서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에 현저한 곤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재판부는 “법원이 정보공개법에 따라 이 사건 정보를 비공개 열람·심사한 결과,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보공개법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고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 또는 취득하여 관리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형사사건의 고소인은 그 사건의 적정한 처리여부에 관해 이해관계를 가지므로 해당 사건의 처리 결과는 물론 처리 과정과 근거에 관해서도 확인할 필요성과 알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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