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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매도세가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최근 한 달 간 코스피시장에서 7조43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5조7064억원어치, 기관은 8507억원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개인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단 2거래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 매도세를 보였다. 이 기간 개인 순매도 대금은 7조329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개인은 국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도를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는 5조7926억원, SK하이닉스에서는 2913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 등으로 실적 개선이 예견된 이후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66% 오른 8만5000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도 장중 19만원을 넘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상승세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오랜 기간 기다린 결과"라며 "추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해도 그간 쌓였던 물량이 출회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개인은 현대차, LG화학 등 다른 대형주에 대해서는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엔젤로보틱스 등 최근 증시에 입성한 신규상장주에 대한 비중 확대 움직임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개인은 지난달 25일 이후 엔젤로보틱스의 주식 13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전체 주식시장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순매수 규모다. 현대차(1302억원), LG화학(1226억원), 포스코홀딩스(1108억원)에도 개인 자금이 집중됐다.
한국투자증권 윤철환 연구원은 "엔젤로보틱스는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용처 확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초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웨어러블 로봇시장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올해 매출액을 전년 대비 75.2% 증가한 90억원으로 예상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기업공개(IPO) 시장 및 신규상장주에 대한 관심에 더해 로봇산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회복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안타증권 강대석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2700선 돌파의 주역은 단연 반도체지만 3월 들어 국내 로봇 관련주도 점차 반등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인건비 상승, 고령화 등으로 로보틱스 투자에 대한 논리나 시장 관심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순환매 성격의 반등에서 그칠 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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