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五體不滿足)’의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乙武洋匡·48) 씨가 일본 집권 자민당의 추천을 받아 이달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토타케 씨는 28일 열리는 도쿄 15구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 도쿄 지역정당인 ‘도민퍼스트회’가 설립한 ‘퍼스트회’의 부대표로서 선거에 나선다. 앞서 자민당 소속이던 전직 의원은 불법 선거자금 등의 체포돼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에 자민당은 책임을 지는 의미로 해당 지역 공천을 포기하는 대신 오토타케 씨를 추천하기로 했다.
1976년생인 오토타케 씨는 선천성 사지 절단증으로 두 팔, 두 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부모가 특수학교 대신 일반학교에 보내며 학창시절을 보냈고 재수 끝에 일본 명문 와세다대에 입학했다.
1998년 펴낸 자서전 ‘오체불만족’이 일본에서 600만 부 이상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한국에서도 번역돼 인기를 모았다. 그는 “장애는 불편하지만 불행한 건 아니다” “감동은 필요없다. (내 장애를) 참고만 해 줬으면 한다”는 메시지로 장애에 대한 편견이 적지 않던 시대에 반향을 일으켰다.
그렇게 일본의 유명 ‘셀럽’이 되면서 아베 신조 총리 때인 2016년 자민당은 그를 공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2016년 한 주간지에 불륜 스캔들이 폭로되며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당시 그는 유부남인데도 5명의 여성과 해외 여행을 다니고 육체 관계까지 가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출마가 무산됐다. 이어 15년 간 살았던 부인과 이혼을 했다.
이후 2020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팔 다리 없이 하는 요리, 여행 등의 콘텐츠를 올리며 유튜버로 활동했다. 두 번째 정치 도전에 당시의 불륜 논란이 있지만, 도민퍼스트회를 이끄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자민당은 중의원 의원 3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시마네 1구에만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선거 대상 지역은 모두 자민당 의원들이 활동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역 의원이 사망하면서 공석이 발생한 시마네 1구를 제외한 도쿄 15구와 나가사키 3구에서는 기존 의원들이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과 '비자금 스캔들' 등 불명예스러운 일로 물러났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