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졸업해 외국계 기업 다닌 최인라씨
출산 이후 '페인트공' 된 사연 "애들 때문에"
출산 이후 '페인트공' 된 사연 "애들 때문에"
[파이낸셜뉴스] 잘나가던 회계사를 그만두고 페인트공으로 일하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3월 21일 유튜브 '머니멘터리' 채널에는 '명문대 졸업 후 인정받는 회계사 그만두고, 매일 공사판에서 페인트칠하는 여자'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의 주인공 최인라씨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후 미국 ING, KPMG에서 회계사로 일했다.
첫 아이를 가지고 출산하기 직전까지 일에 몰두했다. 그 결과 임신 중임에도 불구, 프랑스계열 회사로 이직할 정도로 업계에서 인정받았다.
하지만 출산 후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전업주부로 전향했다. 그리고 2019년부터 페인트공으로 일을 시작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월수입에 관한 질문에 최씨는 "한 달에 1000만원 정도 번다. 나는 내 공사도 하고, 기업 마진도 있고, 경비도 따로 청구한다. 일당으로는 25만원을 번다"고 답했다.
회계사가 아닌 페인트공으로 전직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회계사가 10년 차 되면 돈 얼마 벌 것 같나. 실수령액이 600만원 조금 넘는다. 내가 회사 다닐 때 우연히 시니어 회계사 실수령액을 봐버렸다"며 "진짜 일 잘하고, 여기저기서 오라는 사람이었는데 620만원 정도밖에 안 됐다.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여러 이유 중에서도 퇴직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자녀들' 때문이라고.
최씨는 "여동생이 어렸을 때 열경기가 있었다. 그런데 부모님이 맞벌이였다. 그때 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동생이 빨리 병원에 가서 평생 장애가 되지 않았을 텐데, 그 부분을 지금도 안타까워한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 엄마의 지론은 '애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다. 어쨌거나 나는 내 일을 잘하고 있었는데 가정에 아픔이 있어서. (일을 그만두게 됐다) 그게 제일 중요한 가치는 맞으니까. 나도 그 말을 따라서 전업주부로 지낸 게 2015년도"라고 사연을 전했다.
하지만 극 외향형인 성격탓에 전업주부에서 페인트공으로 일을 하게 됐다고.
직업적 만족도에 대해서는 "너무 만족하지만 힘들다. 이거는 미쳐야지 할 수 있는 것 같다. 어제 '아프니까 사장이다'라는 네이버 카페에 어떤 사람이 '요새 너무 상권이 다 죽어서 힘들다. 페인트 일을 할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글을 올렸더라"고 언급했다.
이어 "혼자 생각을 많이 했다. '뭐가 힘들어서 이거나 해야지'라고 하는 건 안 했으면 좋겠다. 뭘 잘 못했으면 다른 것도 못할 것 같다"며 "나는 회계사 일도 잘했다. 회계사 일을 못 했기 때문에 페인트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뭐가 됐든 뭐가 잘 안된다고 하는 건 그 사람의 태도든 뭐든 그 사람은 돈을 버는 거에 대해 메커니즘 파악을 못 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거 진짜 힘들다. 먼지도 엄청 많고, 그런데 그런 것도 내가 좋아하면 재밌는 에피소드가 되는 거다. (반면) '돈 벌려고 먹고 살자고 할 수 없이 하는 거지'라고 하면 정말 세상이 고달파지고 슬픈 거다"라고 덧붙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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