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35개사 감독해 185건 위반 적발
식대 덜 주고 건강검진 제외하고
저축은행, 비정규직 차별 만연
식대 덜 주고 건강검진 제외하고
저축은행, 비정규직 차별 만연
[파이낸셜뉴스] # 1. 경기 지역 한 저축은행 임원은 "내가 미국에서 살다 와서 아메리칸 마인드"라며 회식 자리에서 여성 직원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 여성 직원을 돌아가며 포옹했다.
# 2. A저축은행은 기업여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10만원의 생일축하금과 월 20만원의 자기계발비를 주는데 정규직보다 하루 1시간 덜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들은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이 혜택을 받지 못했다.
고용노동부는 저축은행 26곳과 카드사 5곳, 신용정보사 4곳 등 35곳을 대상으로 지난 1·4분기 비정규직 차별과 육아지원제도 위반 여부 등을 감독한 결과 총 185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현행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기간제, 단시간, 파견 등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 동종·유사업종에 종사하는 비교대상 근로자보다 임금, 상여금, 근로조건, 복리후생 등에서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감독 결과 같은 업무를 함에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불리한 대우를 받는 사례가 많았다.
한 저축은행은 기간제 근로자를 학자금, 의료비, 사내대출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른 저축은행은 직접 고용한 비서에게 주는 연 50만원 상당의 복지카드와 명절선물비 25만원을 파견 비서에겐 주지 않았다.
점심값을 정규직에겐 월 31만원, 기간제엔 25만원 차등 지급한 카드사, IT 유지보수 직원 중 정규직에게만 건강검진을 지원한 신용정보회사 등도 적발됐다.
또 수습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의 90%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주거나 임원 운전기사에게 연장·휴일·야간 수당을 안 주는 등의 '금품 미지급' 사례도 25곳에서 총 50건 확인됐다.
성희롱이나 육아지원제도 위반 사례도 있었다.
한 기업 임원은 미국에서 살다 와 '아메리칸 마인드'라고 하면서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 정수리에 뽀뽀하거나 여직원을 한 명씩 포옹하다 이번 감독에서 덜미를 잡혔다.
임신 근로자에게 시간외 근로를 시키거나 배우자 출산휴가를 규정보다 적게 준 사례 등도 이번 감독에서 적발됐다.
정부는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을 지시하고 성희롱 발생 사업장에는 가해자 징계와 조직문화 개선을 요구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다양한 고용형태의 근로자가 정당한 보상을 받고 눈치 보지 않고 육아지원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정한 노동시장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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