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너무 달렸나" 車내수 시장 '빨간불'..올 들어 판매 11% 줄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4 16:01

수정 2024.04.04 16:01

고금리·고물가 지속 '소비심리 위축'
車가격도 올라가고, 할부금리도 높아
전기차 판매도 부진 지속
기아 쏘렌토. 기아 제공
기아 쏘렌토. 기아 제공

<올해 1·4분기 국내 자동차 판매 실적>
구분 2023년 1·4분기 2024년 1·4분기 전년 대비 감소율
국산차 38만8586대 34만5378대 -11.1%
수입차 6만3953대 5만5944대 -12.5%
합계 45만2539대 40만1322대 -11.3%
(자료: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파이낸셜뉴스] 올 들어 자동차 내수 시장이 11% 넘게 역성장하면서 산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침체 기조가 이어지고,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신차 구매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예년과 달리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것도 내수 시장에 악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4일 관련 업계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 1·4분기 국내 신차 판매량(승용·상용차 합산)은 40만1322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5만2539대)와 비교해 11.3% 줄어든 수치다.
특히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감소세를 보인 것이 특징이다. 1·4분기 국산차 내수 실적은 34만5378대로 전년 대비 11.1%, 수입차는 5만5944대로 집계돼 12.5% 줄었다.

업체별로 보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현대차와 기아조차 1·4분기 내수 실적이 각각 16만277대, 13만7863대에 그쳤다. 전년 대비 각각 16.1%, 2.9%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KG모빌리티는 전년 대비 46.5% 감소한 1만2212대, 르노코리아는 21.2% 감소한 5491대에 머물렀다. 한국GM만 6919대를 팔아 전년 대비 80.3%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 내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수입차도 상황이 비슷하다. 독일 완성차 3사인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의 판매도 일제히 감소했다. BMW는 올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1·4분기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6.4% 줄어든 1만6968대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같은 기간 1만720대를 팔아 지난해 대비 28.3% 감소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홍해 등의 물류 리크스로 인해 차량 수급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내수 시장 전반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도 판매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는 국내에서 1100대를 팔아 전년 대비 84.1% 줄었다. 완성차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의 부진이 아니라 자동차 업계 전반이 위축됐다"면서 "고금리·고물가 등이 장기화되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었고,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의 금리가 높은 수준이 유지되면서 내수 시장에 악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6월을 끝으로 개별소비세 감면 조치가 종료되면서 세금 부담이 늘었고,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자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 가격을 전반적으로 올린 것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일각에선 올해부터 8000만원 이상의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장착하도록 의무화한 영향도 있다는 반응이다. 자동차 업계는 할인 프로모션과 저금리 할부금융 상품 출시, 오프라인 전시장 확대 등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반등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도 자동차 시장에는 악재다. 그동안 전기차는 고성장세를 이어가며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올 1·4분기에는 판매량이 2만5550대에 그쳐 지난해 보다 25.3% 감소했다. 다만 테슬라의 경우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앞세워 국내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그나마 내수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는 차량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올 1·4분기 하이브리드 판매대수는 작년 보다 46.3% 늘어난 9만9832대로 집계됐다.
액화석유가스(LPG) 차량도 1t 트럭의 호조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129.3% 증가한 3만8230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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