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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수부대 사고는 김정은 정권의 민낯 여실히 보여준다![fn기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6 06:00

수정 2024.04.06 06:00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  -집단 전체를 우선하는 정치적 의미의 사회주의, 공동생산·분배 강제하는 경제적 의미의 공산주의  -독재자의 권력 찬탈 도구로 전락, 자유 갈구하는 인간의 속성 간과한 맑시즘 이론의 피해는 인류  -소련 붕괴 기점... 공산주의·전체주의 합리화 망상 입증된 지 30년, 북한은 파탄난 기이한 왕조체제  -북한, 개인의 자유·재산을 박탈·몰수해 사회 전체의 재산으로 재구성 후 김정은과 소수 특권층 독점  -북한, 자본주의 단점, 사회주의의 달콤한 거짓 선동조차 통할 수 없는 개인 신격화 전체 통제 시스템  -북한 공수부대 사고, 유가족 항의도 못하는 독재의 끔찍한 재앙 증명..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이유
[파이낸셜뉴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관계를 어떻게 따져볼 수 있을까? 첫째, 동일한 수준에서 따져보는 방법이 있다. 사회주의는 개인보다는 사회라는 집단 전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반면 공산주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공동생산과 공동분배를 강제한다. 둘째, 유형론 차원에서 살펴볼 수도 있다. 즉 공산주의는 사회주의 중 하나의 유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개인주의도 녹아있는 유럽식 사회주의와 공산진영의 사회주의와 다른 지점이 있다는 설명이 이해에 유리한 방식이다. 셋째, 정치·경제 시스템으로 나누어 구분해볼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와 민주주의로 구분하고,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구분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넷째, 역사발전 차원에서 여러 사회를 거쳐 공산주의에 다다른다는 주장도 있다. 칼 맑스는 인간의 역사가 원시 공산사회-고대 노예사회-중세 봉건사회-근대 자본주의를 거쳐 공산주의로 발전한다는 5단계 유물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맑시즘은 자유를 갈구하는 인간의 속성을 간과하고, 자유 경쟁이 인류 발전의 공식이라는 점을 무시하는 오류를 범했다. 공상적인 이론의 피해자는 인류였다. 맑시즘은 레닌, 모택동, 김일성 등 독재자가 권력을 찬탈하고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데 유용한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처럼 공산주의에 대한 기대는 뼈아픈 역사를 통해서 망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소련 붕괴를 그 기점으로 생각하면 북한이 공산주의를 내세워 전체주의를 합리화하는 것이 더 이상 적실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된 지 이미 30년이 훌쩍 넘었다. 더구나 북한은 엄밀히 말하면 사회주의도 공산주의로 아니다. 이런 사상을 도구로 활용해서 기이한 왕조체제를 유지하는 파탄국가일 뿐이다. 북한체제가 한국과 다른 점은 전체만 있고 개인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개인의 사유재산 소유를 부정하면서 이를 집단 전체의 소유로 재구성한다. 개인의 재산을 몰수하여 이를 모두 사회 전체의 재산으로 재구성한 후 그 집단의 재산은 김정은과 그를 따르는 소수 특권층에게 독점된다. 사유재산의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는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셈이다.

이처럼 북한은 자본주의의 단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개인의 이익보다 사회의 이익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달콤한 거짓 선동조차도 통할 수 없는 국가다. 집단 없이 개인이 있을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개인의 자유를 박탈해서 전체주의를 만들고 단 한 명의 개인에게 충성하도록 신격화한 것이 북한체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집단이익을 내세워 개인의 자유 따위는 양보하라고 강요하지만 집단에도 우두머리는 있다. 그 우두머리는 김정은이고 집단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을 들어 개인의 자유를 박탈해서 집단의 부속품 수준으로 전락시킨 것은 바로 이 방식이 전체를 통제하기 수월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집단 없이 홀로 영위할 수 없다며 전체주의를 만든 후 인민 전체가 단 한 사람에게 충성하도록 시스템화한 것이 북한의 본질인 것이다.

북한 공수부대 사고는 개인은 집단의 우두머리인 김정은의 도구일 뿐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김정은이 딸까지 대동하고 참관한 훈련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악화된 기상에서 무리한 훈련 강행이 그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인을 중시하는 사회라면 아무리 국가수반이 참가했더라도 기상이 불량하면 공수부대원이 다칠 것으로 우려해 연기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북한은 상식이 통하지 않은 전체주의 파탄국가다. 집단의 우두머리 김정은이 참관한 훈련에서 훈련연기라는 것은 감히 상상치도 못하는 체제가 바로 북한의 민낯인 것이다.
개인은 철저히 무시되는 전체주의이기에 공수부대원의 유가족이 훈련 강행의 책임을 김정은 정권에 따져 묻지도 못한다. 북한의 공수부대 사고는 개인이 집단의 도구로 전락한 국가 그리고 모든 인민이 집단의 우두머리 한 명에게 절대복종하는 파탄국가가 얼마나 끔찍한 재앙을 잉태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자유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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