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에서 명품 브랜드 매장이 줄줄이 철수하기 시작했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BC 등 외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위치한 국영 굼 백화점의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 매장이 문을 닫았다.
두 브랜드의 러시아 법인은 지난해 12월31일로 굼 백화점 매장 임차 기간이 만료된 뒤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앞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유럽연합(EU)이 300유로(약 43만6000원) 이상의 사치품 수출을 제한하면서 명품 브랜드 매장은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러시아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지난달 29일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도 영업 중단 끝에 러시아 내 활동을 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회사 IBC는 "외국 고급 브랜드의 27%가 러시아에서 운영을 중단했으나 주요 쇼핑센터에서 매장을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 브랜드는 특별군사작전 이후 사태를 관망하며 버텼지만 상황이 개선되지는 않고 장기화하면서 임대료만 빠져나가 큰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러시아에서 명품 브랜드의 매장은 그대로 남아있었지만 '영업하지 않는다'는 안내문만 걸어두고 문을 닫아 놓고 있었다.
RBC에 따르면 펜디는 모스크바 3곳, 상트페테르부르크 1곳에 있던 매장을 올해 안에 폐쇄할 계획이며, 에르메스는 모스크바 매장들의 상황이 해결되면 영업을 재개하고 싶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모스크바 3개 매장을 닫았으며, 오메가 등 브랜드를 보유한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그룹도 러시아 매장 수를 절반가량 줄였다고 현지 매체 코메르산트는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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