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 사태를 초래한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 권도형 전 대표가 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에서 사기죄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날 권대표가 억류돼 있는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1심과 2심의 한국행 송환 결정을 파기했다.
미국 법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권 전대표가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연방법원 배심원단은 9일에 걸친 재판 끝에 권 전대표가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사기를 저질렀다고 평결했다. 피해금액은 400억달러에 이른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테라폼랩스와 권 전대표를 사기혐의로 제소한 바 있다.
고의적으로 투자자들을 속여 규제기관에 등록되지 않은 온라인 유가증권을 팔았다고 주장했다.
2022년 돌연 붕괴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 또 루나 등이 사기라는 것이다.
승소한 SEC의 법집행부문 책임자 거버 그리월은 테라폼랩스와 권 전대표가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히고 하룻밤 사이 시가로 수백억달러를 날려버리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리월은 이어 그들은 "암호화폐 유가증권과 이른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로 알려진 암호화폐의 안정성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말했다. 그는 "테라폼랩스의 블록체인이 암호화폐 거래와 지급결제에 활용하는 지급 애플리케이션의 인기에 관해서도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테라폼랩스는 올해 초 미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한편 한국 송환을 결정한 1, 2심 판결에 불복해 상소한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권 전대표 미국 인도에 무게를 싣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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