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무제한·무기한' 물가 대응 방침 발표
한달 만에 사과 가격 18.3%↓...과일가격 안정세
지원 밖 채소류 뒤늦게 오름세...고물가 흐름 지속
한달 만에 사과 가격 18.3%↓...과일가격 안정세
지원 밖 채소류 뒤늦게 오름세...고물가 흐름 지속
[파이낸셜뉴스] 물가 안정 시까지 예산·기한의 제약 없이 대응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과일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그리는 중이다. 1500억원의 긴급가격안정자금 투입에 이어 골목상권까지 직수입 과일이 풀리며 한달여만에 과일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과일과 마찬가지로 작황 부진을 겪는 기타 채소류 가격이 따라 오르며 전반적인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5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4286원으로 전월 대비 18.3% 하락했다.
사과는 지난해 냉해와 병해 등으로 생산량이 30.3% 급락하며 가격 급등을 겪었다. 2월 기준 전년동월 대비 71%까지 치솟았던 가격은 지난달 88.2%까지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후 지난달 18일 긴급가격안정대책을 가동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재차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고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도매단계부터 납품단가를 지원하고 마트 등에서도 자체할인을 실시하는 등 주요 농산물 가격에 대한 집중 지원이 이어졌다. 명절기간에만 발행하던 농할상품권도 300억원 규모를 추가로 내놨다. 결과적으로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지목받던 사과·배 등 신선과일류 가격은 주차별로 봤을 때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다만 1년 전,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각각 4.6%, 2.6% 비싼 수준이다. 평년 가격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간 평균치다.
직수입 물량을 대거 공급한 대체 과일류 역시 낮은 가격대로 돌아오는 추세다. 바나나(상품) 100g당 소매가는 278원으로 한 달 새 17.2% 하락했고 망고(상품) 1개 소매가는 3392원으로 5.5% 내렸다.
반면 '주요 10대 품목'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안정대책 밖 상품은 여전히 오름세다. 과일류와 같이 작황 부진을 겪은 채소류의 가격이 다시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양배추(상품)는 포기당 4천862원으로 한 달 새 25.4% 올랐다. 전년·평년 가격과 비교해 각각 28.1%, 32.2% 비싸다. 전남 등 주산지에 비가 많이 내리고 일조량이 부족해지며 생산이 감소한 탓이다.
배추도 포기당 4천318원으로 한 달 전보다 9.2% 올랐다. 이는 1년 전보다 19.6%, 평년보다 17.3% 비싼 수준이다. 가격 변동폭이 커지며 '비트코인'에 빗대어지는 애호박은 1개에 1724원으로 한 달 새 35.5% 하락해 1년 전보다 15.1% 저렴해졌으나 여전히 평년보다 12.4% 높은 수준이다.
불안한 생산 여건이 지속적으로 물가에 있어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달 일조시간이 늘고 참외, 수박 등 대체 과일이 본격 출하되면서 농산물 공급 여건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2024∼2030년)을 발표하고 생산을 안정시키기 위해 재해예방시설 보급률을 2030년까지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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