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KB손해보험 대리
세계여성의날 직원 투표로 선정
멘토링으로 후배들과 경험 나눠
출산·육아제도에 인식 개선돼야
세계여성의날 직원 투표로 선정
멘토링으로 후배들과 경험 나눠
출산·육아제도에 인식 개선돼야
지난달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KB손해보험은 양성평등 조직문화에 기여한 직원에 대한 시상을 했는데 자동차업무파트 김미영 대리(사진)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KB손해보험의 전 직원이 투표를 통해 뽑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KB손해보험 본사에서 만난 김 대리는 "동료들 덕분에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는데 또 이런 상까지 받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1986년 입사한 김 대리는 사실 지난해부터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후배들과 소통하는 모습에 직원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직원들의 추천서에는 '임금피크제 직원임에도 본인 업무 이외에 후배들의 역량 개발에도 물심양면으로 지원에 나서는 멋진 선배' '성별, 나이, 직급에 관계없이 존중하고 격의 없이 소통하며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직원' 등의 찬사가 가득했다.
김 대리는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자원하기도 했다. 본인 업무 외에 후배들까지 챙겨야 하는 만큼 자원해서 수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김 대리는 "자동차심사부서의 경우 협업이 꼭 필요한 부분이 많아 멘토링이 꼭 필요하다"며 "요즘은 업무에 있어서도 개인주의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데 멘토링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결국은 '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손해사정사 자격증도 땄다. 직장을 다니며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주말마다 고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도서관으로 향했다고. 김 대리는 "업무를 오래 했다고 다 아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론이 뒷받침돼야 업무 추진에 있어서도 힘을 얻는다는 생각에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김 대리는 "1986년 입사했을 때와 비교하면 그래도 조직문화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며 "남성 직원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조직이다 보니 결혼, 출산 이후엔 대부분 그만둬서 지금은 여자 동기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8년간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육아"라며 "당시에는 육아휴직 제도도 없었는데 다행히 친정엄마가 아이들을 돌봐주셨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요즘은 직원들이 출산 후에도 직장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각종 제도가 갖춰지고 있긴 하다. 김 대리는 "제도적으로 많이 보완이 됐지만 멘토링을 해보면 여전히 후배들은 힘들어 하고 있다"며 "남성육아휴직제도가 있지만 활발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는 사례에서 보듯 인식이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대리는 업무뿐만 아니라 육아 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고비가 많았지만 되돌아보면 결국 나를 붙잡아준 건 동료들의 응원과 격려였다"며 "직장생활은 함께 하는 것인 만큼 동료들과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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