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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에코프로의 액면분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이미 사그라든 양상이다. 통상 액면분할은 주식 유동성이 늘어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증권가에서는 실적 모멘텀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 하락한 51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에코프로는 오는 25일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24일까지 거래가 정지되고, 25일부터 이날 종가의 5분의 1 가격에 거래가 재개된다. 주당 가격이 10만3400원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거래정지를 하루 앞둔 이날 거래량(105만주)로 전 거래일의 3배에 달했다.
에코프로의 주가는 액면분할 검토 소식이 전해진 이후 50만9000원(2월 6일)에서 67만4000원(3월 27일)까지 오름세를 나타낸 바 있다.
액면분할은 소액주주들의 진입장벽을 낮춰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거래를 활성화하는 측면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호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가는 이달 들어 18.4% 하락, 액면분할 발표 이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액면분할에 대한 기대감보다 2차전지 업황 악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가시화된 만큼 관련주에 대한 눈높이도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양극재 수출물량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1·4분기까지 바닥을 찍고 올라오다가 3월 수출량 반등세가 다시 멈춘 상황”이라며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이후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분기 이후 배터리 판매단가가 바닥을 다지고, 상위 고객사단에서 재고를 쌓는 사이클이 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액면분할 이후 거래가 재개될 에코프로 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2021년 4월 5대 1로 액면분할을 실시한 카카오의 경우 신주상장(11만2000원) 후 3개월 뒤 16만9500원까지 올랐으나 1년 후에는 9만5400원으로 돌아왔다. 2018년 5월 50대 1 비율로 액면분할한 삼성전자는 1년 동안 주가가 12.9%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액면분할이 단기적으론 수급에 영향을 줄 순 있어도 결국 실적 모멘텀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을 포함해 2차전지 업황 전반의 실적이 상반기까지는 좋지 않아 액면분할 이외에는 (에코프로에) 장·단기적 호재가 적다”며 “엘앤에프도 코스피 이전상장 직전까지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지만 정작 이전상장 뒤에는 주가가 신통치 않았던 것처럼 에코프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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