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보유 비중(시가총액 기준)은 35.00%로 집계됐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35%를 넘은 것은 지난 2021년 5월 17일(35.00%) 이후 약 3년 만이다. 지난 4일 35%대로 진입한 이후 4거래일째 유지하고 있다. 1년 전 외국인의 보유 비중은 31%대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사들인 주식 규모는 17조8476억원에 달한다. 3개월여 만에 지난해 연간 순매수 금액(15조1231억원)을 뛰어넘었다. 1월(3조5731억원), 2월(8조264억원), 3월(4조3086억원) 등 매월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외국인은 반도체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에 순매수를 집중시키고 있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7조4388억원·1위)와 SK하이닉스(1조7369억원·3위)를 조 단위로 샀다. 현대차(2조2268억원·2위), 삼성물산(1조1374억원·5위), KB금융(6151억원·6위) 등 밸류업 기대감이 큰 종목에도 대거 베팅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지분은 55.73%로, 1년 전(51.10%)과 비교해 4%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같은 기간 49.42%에서 54.78%로 5%포인트 넘게 뛰었다. 현대차(30.90%→38.41%), 삼성물산(17.49%→24.75%) 등은 수직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글로벌 증시 전반이 강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밸류업 프로그램 등으로 국내 증시가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과 미국 경기의 연착륙 등이 가정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여기에 지난 1월 밸류업 프로그램 등이 정책 모멘텀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적 모멘텀 측면에서 국내 기업이 다른 국가의 기업들보다 월등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속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미국 이외에 다른 국가의 주식 비중을 늘려가는 과정에서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측면도 있어 수급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로 이익이 나더라도 질적인 변화나 향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오래 유지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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