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대 개혁 실종, 국정운영 성과 없어"
"與는 심판론 대신 정책 내세웠어야"
22대 국회서 제3지대 역할 거의 없을 듯
"與는 심판론 대신 정책 내세웠어야"
22대 국회서 제3지대 역할 거의 없을 듯
[파이낸셜뉴스] 제22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희비가 엇갈렸다. 민주당은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합해 과반이 넘는 175석을 석권한 반면,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와 합쳐도 간신히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조금 넘는 108석 밖에 얻지 못했다. 지역구 의석만 놓고 보면 민주 161석, 국힘 90석으로 민주당 완승 구도가 뚜렷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과 위태로웠던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국민의힘 참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제22대 총선 개표가 종료된 가운데 민주당·민주연합은 175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는 108석으로 집계됐다. '비례 돌풍'을 일으켰던 조국혁신당은 비례 12석을 가져갔으며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진보당 등 제3지대는 각각 3석, 1석, 1석을 얻었다.
이는 지난 21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163석,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84석,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 위성정당)이 19석, 더불어시민당(민주당 위성정당)이 17석, 정의당과 국민의당, 열린민주당이 각각 6석, 3석, 3석을 가져간 것과 비슷한 구도로 당시 위성정당과 합해 180석의 의석을 가져갔던 민주당은 이번에도 원내 과반 달성을 넘어 '거대 야당'의 위치를 지키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민주당 압승 요인이 윤석열 정권 심판에 대한 국민의 의지라고 해석했다. 이번 선거가 지난 2년 간 윤석열 정부의 국정에 대한 중간 평가나 마찬가지였는데, 사실상 중간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격이라는 의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이번에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 즉 응징을 한 것"이라며 "지난 2년 간 윤 대통령이 인수위 때부터 얘기했던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개혁)은 실종됐고 의료개혁도 막판에 발을 빼 버려서 국민들 앞에 다시 윤 정부를 지지해달라고 내세울 만한 국정운영의 성과가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한 비대위원장 체제가 내세우는 어젠다가 부실했던 것도 패인으로 분석된다. 박 평론가는 "오죽 내세울 게 없다 보니 한 비대위원장이 야당 심판론을 언급했는데, 심판은 야당이 하는 것이지 여당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당은 미래와 청년, 통합, 정책을 얘기해야 하는데 86 운동권 심판하자고 했다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하자고 하고, 국회를 통째로 옮긴다고 하는 식으로 '막 던지기' 식의 이야기들을 하다 보니 여당이 참패를 맛본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여당이 재기하기 위해서는 비윤계를 중심으로 새롭게 당 지도부를 꾸려 용산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제3지대 정당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화두에 올랐다. 선전한 조국혁신당을 제외한 나머지 3지대 정당은 5석도 채 안 되는 한 자리 수 의석을 얻는 데 그쳤고 녹색정의당은 원내에 단 1석도 얻지 못하면서 지난 2012년 정의당 창당 이후 약 12년 만에 원내정당에서 사라지게 됐다.
박 평론가는 "제3지대 정당이 이번 22대 국회에서 할 역할은 거의 없는 것"이라며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의 경우 때 맞춰 민주당에 합당할 가능성이 높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경우 당분간 개혁신당 이름으로 고군분투하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통합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은 100% 합당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박 평론가는 "조국혁신당은 다음 지방선거 때 후보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돈도 많이 들어가는 데다가 당선 가능성도 희박해 출마할 사람이 없다"며 "조국 대표도 대법원 상고심이 남아 있어 의원직을 잃을 확률이 90%이고,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남아 있어 타이밍을 봐 통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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