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 도지사 출마 속내' 중론
도청사서 내려다 보이는 곳에
낙선 인사 현수막 설치 눈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충남 홍성·예산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양승조 전 충남지사의 낙선인사가 묘한 냄새를 풍긴다.
양 전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45.15%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강승규 당선인과는 9.69%의 차이로 낙선했다.
양 전지사는 패배의 아픔을 치유할 시간도 없이 "홍성·예산 주민들의 이웃으로 곁에 있겠다"는 낙선 인사로 선거구 전역을 도배했다. 무엇보다 충남도청에서 잘 보이는 곳에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양 전지사는 천안시가 태생적, 정치적 고향이다. 천안에서만 내리 4선 국회의원을 했다. 여기에 현 김태흠 지사 직전에 충남도지사를 지냈다. 변호사이기도 하지만 20년 동안 선출직 공직자로 생을 살아왔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양 전지사는 홍성·예산을 중심으로 조성된 내포신도시의 지분을 갖고 있는 듯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선거가 끝나고 개표 결과에 대한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 양 전지사는 준비했다는 듯이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침 출근 길에 양 전 지사의 낙선인사가 적힌 현수막을 지켜본 충남도청 공무원들은 "2년 후 지방선거 도지사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것 같다"고 의견을 보였다.
양 전지사는 국회의원 임기 중에 충남도지사 출마를 결심할 때 "의원 생활은 4선이면 충분하고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현역 의원이 출마할 경우 경선 과정에서 감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도지사 출마를 강행했다.
또 이번 총선 출마도 당선을 생각했다면 굳이 홍성·에산이 험지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선택했느냐는 점이다. 낙선도 이미 염두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당초 총선이 목적은 아니었다. 2년 전 지방선거에서 현 김태흠 지사에게 패한 설욕전을 계획하고 있지 않겠느냐는 설왕설래가 있다.
이미 도지사를 한차례 지낸 양 전지사로서는 임기 중에 못다한 사업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당이 다른 현 지사가 도에 입성하면서 지운 흔적을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도의회 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양 전지사의 홍성·예산선거구 국회의원 출마는 당초부터 당선이 어렵겠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 눈 앞에 목적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거시적인 선거에 중점을 두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방선거까지는 아직 시간이 멀었다. 히지만 충남의 중심인 홍성·예산에 머물면서 서해안 일대 도민들과 더욱 가까워지려 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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