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재무성이 외환시장 개입을 경고했다. 달러당 엔화가 153엔 초반까지 치솟자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11일 공영 NHK에 따르면 스즈키 순이치 재무상은 이날 "환율 수준은 시장을 통해 펀더멘털, 즉 경제의 기초 여건을 반영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스즈키 재무상은 이어 "엔달러 환율이 152엔이 됐다, 153엔이 됐다는 숫자만 아니라 그 배경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긴장하며 움직임을 지켜본다"며 시장의 급격한 반응을 견제했다.
그는 "엔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그러나 지금 물가 상승이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엔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항상 관심을 갖고 있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국제담당 재무관(차관급)도 엔달러 환율에 대해 "현재 움직임이 급격하다"면서 "모든 옵션을 포함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간다 재무관은 "반드시 특정 수준을 염두에 두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변동은 국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현재 엔화 시세의 상황을 과도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는 "어느 쪽이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하룻밤 사이에 1엔 정도이고, 그것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는 경제의 기초적인 조건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10일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153엔을 넘어섰다. 이는 1990년 7월 이후 3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엔화가치 하락은 이날 발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이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매입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일본 3대 은행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글로벌시장·재무 부문 이코노미스트 아베 료타는 "엔·달러 환율이 152엔을 돌파하면 155엔까지는 빠른 속도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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