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10개국 여론조사 결과
中 일대일로 사업 수혜 이유로
동남아시아의 유력 인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국과 중국 중에 양자택일 상황에서 중국을 고른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들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등 동남아 투자를 확대하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이 동남아에 소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中 일대일로 사업 수혜 이유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가 공개한 '2024년 동남아 현황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지난 2일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미국과 중국 가운데 반드시 한쪽과 협력해야 한다면 어느 쪽을 택하겠느냐고 묻는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50.5%는 중국을 택했다. 미국을 택한 비율은 49.5%였다. 해당 조사는 2020년부터 진행되었으며 같은 질문에 중국을 택한 비율이 더 많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응답자의 33.7%는 민간 집단이었으며 24.5%는 정부 관계자였다. 이외에도 학계(23.6%)와 비정부기구미디어(12.7%), 지역 및 국제단체(5.6%)의 응답자들도 설문에 참여했다.
FT는 해당 국가들이 중국의 국제 사회기반시설 건설 계획인 일대일로 사업에 긴밀하게 협조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지리자동차는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페락주의 탄중말림에 100억달러(약 13조6360억원)를 투자해 자동차 산업단지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0월 동남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고속철도를 개통했으며 일대일로 사업에서 자금을 충당했다. 라오스 역시 중국 국영기업들과 협력해 전력망을 개선하고 있다.
대니 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장은 이번 조사에 대해 "흐름이 바뀌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중국이 동남아에서 처음으로 미국을 앞질렀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인 독일마셜기금의 보니 글레이저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이사는 "동남아에는 미국과 관계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미국이 실제로 제공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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