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환율 개입에 선 그어...원·달러 1400원 넘어설 수도
[파이낸셜뉴스]원·달러 환율이 13일 역외 시장에서 15원 넘게 폭등하며 달러당 1385원을 돌파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1.3원 오른 137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1,375원 선을 넘긴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2009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본격화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킹달러' 현상이 나타났던 2022년 정도에 불과하다.
환율 약세는 외환당국이 전날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해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이라며 아직 시장 개입에 나설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속도가 붙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환율에 대해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에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밀리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환율이 우리나라만 절하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국민연금과 서학개미도 많고, 우리나라의 해외자산도 늘면서 환율 변화에 따라서 경제위기가 오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특정 레벨을 타케팅하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 등)주변국 영향으로 우리 펀더멘탈보다 과도하게 절하된 면이 있지 않나 유심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외환당국이 개입에 선을 그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술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388원에 접근할 수 있으며 오버슈팅할 경우 1400원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어 현 환율 수준도 이미 높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1400원을 터치하더라도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우선 미국 달러 가치 자체의 강세에 따른 측면이 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는 달러화 강세 요인이며,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05.6을 찍으며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가 특히 절하 압력을 받으면서 이들과 동조화 흐름을 보이는 원화가 약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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