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4일(현지시간) 이란의 첫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제5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격 직후 이란은 추가적인 공격은 없다고 밝혔고 미국도 이스라엘측에 보복 공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스라엘이 반격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5일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미국은 주요 7개국(G7) 차원에서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란 "문제 종결"
이란은 이날 공격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대한 대응이라고 발표하면서 문제는 종결됐다고 밝혀 보복이 종료됐음을 알렸다.
이란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바네사 프레이저 유엔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확산을 원하지 않으며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의 침략성에 맞선 자위권을 발동한 것으로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범아랍권 방송 알자지라는 이번 공격은 전면적인 것은 아니나 이란이 감행할 수 있는 것으로는 가장 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방송은 이란이 앞으로 이스라엘의 대응이 어떠할지 특히 확전을 감수할지 주목하고 있다며 이란 혁명수비대에 고도의 경계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에 나설 때는 더 강한 대응에 나설 것을 경고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만약 이스라엘 정권이 또 한번 실수를 한다면 이란의 대응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동맹인 미국을 향해선 양국의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모든 조치 다 할 것" 강경한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보복 공격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의 대규모 공격을 전쟁을 크게 격화시킬 것이다. 이스라엘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대응은 끝나지 않았으며, 수십대의 전투기들이 아직 하늘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국민 담화에서 이스라엘군은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과 베니 간츠 전쟁내각 장관 등 내각이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문제 논의를 위해 텔아비브의 군기지에서 비상 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방송인 채널12는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이란의 드론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이 중대한 대응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 공격 직후 전화 통화로 상황에 대해 논의했지만 자세한 대화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지원을 다짐했다.
중동 긴장 최고조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즉각 이란 영토를 상대로 보복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피해 상황 파악에 주력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미 워싱턴 소재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미국 대서양협의회의 대니 시트리노비츠 비상임 연구원은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결과와 상관없이 양국 관계에서 전례 없는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역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대서양협의회의의 다니엘 E. 무튼 비상임 선임 연구원은 "앞으로의 상황은 이란 공격의 상대적 성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이란의 공격이 지나치게 성공적이라면 이스라엘은 대응할 것이고 이 경우 지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측은 300개 이상의 이란 공격용 드론과 미사일 가운데 99%를 요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혀 피해규모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조나단 파니코프 중동 지역 정보 전문가는 "이란의 이번 대응은 '에스컬레이션 사다리'를 위로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다리를 없애버리는 것"이라며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를 통해 양국 간 오랜 한계선을 무너뜨리고 이스라엘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게 됐다"고 평가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사회
상황이 급변하게 돌아가면서 국제사회도 발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CNN과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보리는 14일 오후 4시(현지시각) 긴급회의를 열고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논의한다. 유엔 안보리는 긴급회의에서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과 중동 사태 악화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군사시설에 대한 이란의 전례없는 공습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면서 "이란의 뻔뻔한 공격에 대한 단합된 외교적 대응을 조율하기 위해 G7 동료 정상들을 소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7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화상으로 만나 이란에 대한 규탄 목소리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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